첫 번째 사진은 남편(차은영)과의 약혼식 자리다. 1982년에 친정에서 진행된 약혼식에 상다리가 부러질 듯 많은 음식들이 보인다. 당시 귀했던 병에 든 퀸사이다와 환타도 눈에 띈다. 우리는 곧 결혼식을 올렸고 행복예식장에서 식을 치렀다. 우리가 결혼한 후 행복예식장은 없어졌고 그 맞은편에 수협이 자리잡았다.
두 번째 사진은 어버이날을 맞아 친정 어머니(고 이철희)를 모시고 남편과 함께 시댁에서 찍은 사진이다. 가슴에 카네이션도 달고 흡족해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당시 나는 딸 선하를 임신하고 있던 시기였다. 시부모님께 배가 불러오는 모습을 보이기 부끄러워 호서고에 다니던 시누이의 체육복을 빌려 입고 살다시피 했다. 대문에 살짝 모습을 비친 분이 바로 시아버지(고 차상연)다.
세 번째 사진은 딸 선하의 어린 시절이다. 그 뒤로는 멍석 위에 고추며 콩 등을 널어 건조시키는 모습과 송아지, 지게의 모습이 농가 풍경 그대로를 잘 보여 주는 사진이다. 농촌에서는 큰 놀이감을 구할 수 없었다. 자연이 친구이자 놀이감이었다. 딱히 장난감이 없었지만 맨드라미를 꺾어 마당에 앉아 놀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이후 막내 재왕이가 태어났고 둘은 때로는 남매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우애 깊게 자라줬다.
네 번째 사진은 가족들과 함께 난지도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이다. 남편은 비록 사진을 찍느라 함께 나오지는 못했지만 우리 가족이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추억 중 하나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두 팔을 벌려 행복해하는 나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해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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