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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0.12.04 00:00
  • 수정 2017.08.10 16:46
  • 호수 348

아마데우스 조상연 대표가 추천하는 <현각의 만행 하버드에서 회계사까지>
나는 누구인가, 내면의 물음을 좇아 한국으로, 승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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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

나는 누구인가, 내면의 물음을 좇아 한국으로, 승려로
「현각의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현각 지음
열림원 펴냄
값 7,000원

조상연 / 아마데우스 대표

예전에 영국에 잠깐 머문 적이 있었는데 런던시내 한복판에서 오체투지를 하면서 지나가는, 영화에서나 보았던 벽안의 영국인 티벳승려(?)를 보았었다. 색다른 심벌츠 소리를 내면서 맨발에 삭발을 하고 노란 승려복을 입고 걷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그들을 무슨 히피쯤으로 인식했었다.. 무슨 큰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신기한 체험의 측면에서 기행이 좋아서 하는 행위쯤으로 보이기도 하였고 저항과 자유표현의 한 행태로 이해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나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났다. 흥미는 있었지만 구입하기에는 내용이 별로일 것 같았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나서 사람이 인종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더라도 그들도 같은 의문으로 출가를 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책은 독실한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한 미국인이 한국 선불교에 입적해 승려 ‘현각’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자서전 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신에 대한 순수한 의문을 갖게되고 그 의문의 답을 찾아 계속 노력을 하면서 여러 시도를 하던 끝에 결국은 승려가 되는 것이다. 힘든 삶에서 도피하기 위한 수단이거나 자신의 표현 방식으로써가 아니라 내면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수행으로써의 승려..
나는 이책에서 91쪽부터 113쪽 까지가 이책의 백미라 생각한다. 그가 대학에 들어가서 사회의 빈부격차와 부조리를 보면서 분노하고 행동하는 것은 우리의 대학생과 정말 다르지 않다. 우리의 대학생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대부분 사회에 대해서 큰 고민을 하질 않으니까. 그러나 111쪽에서 그는 갑자기 내부의 본래 물음으로 돌아가서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다. 내가 나를 모르고 내가 외치는 평화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 세계를 도울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 근본적인 의문이 그를 사로 잡았다.
책의 후반부는 나는 누구인가를 알기위한 본격적인 모색으로 체워지지만 현각이 사회에 대한 관심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없어지고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모색이 없어졌다고 믿고싶지 않다. 이책의 테마에 집중하다 보니 기술이 되질 않았다고 믿고 싶다. 참 나를 알기 위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과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위해 일어나는 전쟁의 문제를 잊었다면 얼마나 실망스럽겠는가.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촉망받는 어린이로 아무런 어려움 없이 커서는 사회인으로서 거의 완벽한 조건을 갖추었다. 그러나 잘생긴 외모, 유복한 가정, 출중한 총명성, 합리적인 사회교육제도 (물론 한국에 비교해서)하에서 자신의 화두를 해결하기위해 하버드와 독일로 철학을 공부하러 아무런 주저없이 유학가는 자가 어찌 흔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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