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출향인을 만나다 1] 합덕출신 한국 금융계의 원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석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문위원회장
50년 가까이 금융계 종사... 여든 넘겨도 고향 일 열심

▲ 장석제 회장- 합덕읍 신흥리 출생- 합덕초(20회)- 예산농중(39회)- 합덕농고(1회)- 연세대 전자공학과- 증권거래소 전무- 국제경영원 최고경영자과정- 한국투자증권·태평양증권 ·신흥증권 사장 역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 금융투자인회 회장- 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문위원회장- 전 재경당진군민회장

올해 나이 여든 셋. 대학졸업 뒤 금융업에 몸을 담고 일생을 바쳐 살아왔다. 이제는 조금 쉴 법도 하련만 여전히 한국금융계의 원로로서 후배들을 위해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합덕읍 신흥리 출신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문위원회의 장석제 회장은 당진 동남쪽 끝인 합덕읍 신흥리에서 태어났다. 8남매 가운데 7째로 태어나 형과 누이들의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자랐다. 해방부터 전쟁까지, 한국사회의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을 보냈다.
“농민들이 피땀 흘려 지은 곡식을 다 뺏기던 시절이었어요. 그 땐 삽교천 방조제가 생기기 전이라 천수답이 많았지요. 수리시설도 마땅치 않아서 농사짓는데 어려움이 컸는데, 그렇게 키운 곡식을 다 거둬가던 시절이었어요.”
장 회장은 오래된 고향의 기억을 더듬어 냈다. 그는 “모내기철에는 초등학생 어린 아이들이 모판을 운반하고, 모줄을 잡아주던 모쟁이 역할을 했다”면서 “온통 진흙투성이던 마을길을 걸을 땐 고무신 한 켤레가 아까워 맨발로 걸어다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합덕농고 1회 졸업생 연세대 가다

신흥리에서 합덕국민학교까지 15리 길을 매일 같이 걸어다녔다. 이후 예산농업중학교를 졸업한 뒤 다시 합덕으로 돌아왔다.
합덕농고(현 합덕제철고) 재학 당시엔 선거철이면 선거용 벽보를 직접 만들기도 했단다. 이때만 해도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해 공보물을 손수 제작하던 시절이었다. 학창시절 학군단 총 지휘를 할 만큼 눈에 띄는 학생이었다. 그리고 당시 합덕고등학교에서 유일하게 연세대 진학에 성공했다.
서울살이는 만만치 않았다. 쌈짓돈 한 푼이 아쉬웠던 시절, 어느 날 큰 형이 찾아와 꼬깃꼬깃 구겨진 지폐 몇 장을 손에 쥐어 줬다.
“어려웠던 시기에 서로 돕던 형제들의 우애를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장 회장은 형님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증권사 사장 등 중요 직책 도맡아

장석제 회장은 우연한 계기로 1956년 증권거래소에 입소해 꼬박 20년을 근무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 초대 사장, 태평양증권 사장, 신흥증권 사장 등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금융업계 요직 등을 거치며 50년 가까이 금융계에 몸담아 왔다. 그리고 지금은 공개상장회사들의 협의체인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서 자문위원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장석제 회장은 최근 합덕읍승격 40주년 행사를 위해 자주 고향에 내려온다. 서울까지 가려면 꼬박 5~6시간을 가야 했던 길이 이제는 1시간 안팎이면 충분하다. 일일이 사람 손으로 모내기 했던 논에는 이앙기로 심겨진 모들이 자라고 있고, 번화하던 합덕읍내는 어느새 쓸쓸한 기운이 맴돈다.

 

“고향위해 백방으로 뛸 것”

그는 재경합덕제철고총동창회를 결성하기도 했고, 재경당진향우회장을 역임할 만큼 고향 일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발 벗고 나섰다. 장 회장은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임에도 “고향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라며 “힘이 다할 때까지 백방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금융·경제 전문가인 그는 지가가 높으면 기업유치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며 당진의 지나치게 비싼 땅값을 우려했다.
“합덕은 이제 교통여건의 변화로 침체기를 겪고 있어요.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하는데 땅값이 만만치 않으니 어려운 실정이지요. 고향의 기업유치를 위해 힘닿는 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서울을 가려면 차로 5~6시간을 가야했고 인천은 배를 타고 가야 했던 시절, 교육환경이 열악했던 고향을 떠나 타지로 유학 간 사람들이 많았다. 세월이 흘러 이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자리를 잡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다른 지역에 정착했지만 언제나 고향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출향인들을 만나 지역에 소개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