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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24 15:08
  • 호수 974

충남도 스승존경 제자사랑 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 수상한
김수민(원당초 6, 부 김인중·모 이은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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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마음 전달된 것 같아”
영어 가르친 ‘나의 슈렉 선생님’
어려움 극복하고 외교관 꿈

문을 열고 들어간 김수민(원당초 6) 학생의 집은 다른 집의 거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보통 커다란 텔레비전이 거실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여느 가정과는 달리 수민이네 집은 책장에 빼곡하게 꽂힌 책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충청남도와 충청남도새마을부녀회 공동으로 주관한 스승존경 제자사랑 글 및 편지 공모전에서 초등부 최우수상(도지사상)을 수상한 수민이는 지난 23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시상식에 다녀왔다.

“제가 상받았다는 소식에 처음엔 의아했어요. 세상엔 저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는 그냥 제게 영어를 가르쳐 주신 방은숙 선생님에 대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썼을 뿐인데 상을 받게 돼 무척 기뻐요.”

수민이는 ‘나의 슈렉 선생님’이라는 글로 최우수상을 받게 됐다. 이 글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던 수민이가 영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수민이의 엄마 이은재 씨는 “꾸밈없이 솔직하게 써 내려간 수민이의 마음을 심사위원들이 느낀 것 같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수민이가 글쓰기의 맛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수민이가 처음부터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었던 것은 아니다. 학생을 둔 여느 집과 다를 바 없이 수민이의 부모도 항상 “책 읽어라, 공부해라”는 잔소리를 늘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다 어느 날 “책 읽으라면서 엄마 아빠는 왜 안 읽냐”는 말에 충격을 받아 그날로 거실에 TV를 없애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저희도 가만히 앉아 책 읽는 게  무척 지루하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이들도 변화하더라고요. 책의 재미에 점점 빠져들었고 전에는 아이에게 공격적인 말투를 많이 썼던 반면 책을 읽으면서 생각과 마음이 변하고 언행도 달라지더라고요.”(이은재 씨)

요즘 수민이네 가족은 온통 책 읽기 삼매경에 빠져 책 예찬론자가 됐다. 수민이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 씨는 아이 교육과 사춘기에 대한 걱정이 많다. 하지만 믿음을 갖고 자녀의 성장을 지켜봐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민이는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영어”라며 “반기문 UN 사무총장처럼 나라를 알리는 멋진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의 슈렉 선생님’ 중에서]

“선생님. 제가 수업을 하면 깨달은 것이 있어요!”
“그게 무엇인데?”
“선생님과 부모님께서는 저를 우물가까지 데리고 가실 수 있지만 그 우물가에 있는 물을 먹는 것은 제가 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중략) 그날이 마지막 수업이자 마지막으로 나의 구불구불한 인생을 펴주신 영어선생님을 마지막으로 본 날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슈렉 선생님이 끝까지 놓지 않고 끌고 가주신 것과 힘든 시련이 있었음에도 불과하고 응원해 주신 것을 생각하면 울컥한다. 영어선생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나는 수업을 하면서 이런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 선생님께 이런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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