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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희망을 찾다 1] 순성면 백석리
왕매실로 하나 된 농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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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주름 진 손이 쉴 틈 없이 바삐 움직이고 수화기를 내려놓기 무섭게 또다시 전화벨이 울리는 곳이 있다. 바로 백석올미마을이다. 당진시 순성면 백석리(이장 이상하)에 위치한 백석올미마을은 2012년 행정안전부가 주관해 전국 최우수 마을 기업으로 선정됐다. 전국 781개의 마을 기업 중 9개 안에 드는 마을기업에 선정됐다. 

지금은 당진시의 대표적인 활성화 마을로 꼽히는 순성 백석리지만 다른 농촌처럼 백석리도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몇 해 전 마을주민들이 하천 가꾸기 사업으로 실시한 매실나무 심기가 소득사업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면서 왕매실영농조합과 백석올미영농조합이 꾸려지기 시작했다.

 

착한 제품 ‘당진발효과줄’

백석올미마을의 발효과줄을 반으로 잘라 보면 솜사탕처럼 얇은 실들이 엉켜있다. 그만큼 발효가 잘 됐다는 것이다. 왕매실한과는 모두 마을에서 직접 심고 기르는 작물들로 만들어 진다. 매실원액부터 검은깨까지 하나하나 마을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눈물과 땀으로 이뤄낸 매실한과

하지만 처음부터 매실 사업이 잘 됐던 것만은 아니었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자본금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 마을 사람 하나 둘씩 모여 38명이 200만 원씩 출자해 조합을 만들었다. 또한 공장과 기계가 없었을 때는 노인회장 집과 경로당을 전전긍긍하면서 숱한 실패를 겪었다고 한다.
“그 때 눈물 엄청 쏟았지. 어렵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고.”


공동체 방식으로 조합 운영

마을 사업을 시작할 때 마을 사람들이 큰 갈등 없이 시작했다. 조합을 구성해 의논할 내용은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고 이사회를 통해서 안건을 만들고 자주 총회를 열고 있다. 즉 공동체 운영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현재 38명의 조합원 중 10명은 조합 이사회로 이뤄져있다. 조합원이 부녀회원 38명이지만 남편들도 판매나 영업을 도와 80여명 가까이 사업을 해나가고 있다. 7개 반으로 이뤄진 백석리가 사업을 시작한 후 마을 주민들이 더 소통하고 화합하는 동네로 거듭나고 있다. 

 

주민 소득 증대까지

 “집에 있으면 뒷방 늙은이지. 근데 지금은 직장도 있고 얼마나 좋아. 5시30분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바로 일 나와도 아주 좋아.” 추석을 앞두고 바쁜 일로 몸이 고될 만도 한데 성정옥(80) 조합원은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매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소득에도 도움이 됐다. 지난해 추석에는 인건비가 5000~6000만 원이 나왔으며 이번 목표는 1억 원으로 하고 있다. 주민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매실한과를 만드느라 힘들법 하지만 행복한 웃음소리가 가득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인터뷰] 김금순 백석리 부녀회장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마을기업”

동네 사람들과 함께 뭘 해야 좋을지 고민했다. 지천에 매실이 많았고 마을 사람들이 주로 한과를 해 먹던 것을 보고 왕매실 한과를 만들게 됐다. 한과는 전부 백석리에서 나는 것들로 만들어진다. 마을 농민들이 키운 농작물을 시중보다 비싸게 사들여 농민들은 이득 얻고, 우리는 믿을 만한 농산물 얻어서 좋다. 하지만 앞으로 조합원과 논의 끝에 한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실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편집자주] 개발이 최고의 가치인양 판을 키워가는 이 시대에 ‘이웃사촌’이란 말은 온데 간데 없고 지역공동체 파괴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 곳곳에는 농촌과 도시를 살리기 위해 ‘마을’을 재건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젊은 세대가 일상을 공유하며 치유되고 자활, 자존, 공생이 가능한 돌봄의 사회로 가야한다. 바로 마을에서 이런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이 기획은 충청남도 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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