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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희망을 찾다 5]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함께 만든 천개 의자로 마을 되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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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였던 촌동네 관광객 붐비는 마을로

제주도 사람들 조차 어딘지 몰랐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던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하지만 지금의 낙천리는 지나가던 올레꾼들과 멀리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한 동네로 거듭났다.

 

즐겁게 쉴 수 있는 1000개 의자

2003년 낙천리가 전통체험마을로 지정이 되면서 주민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마을사람들의 고민은 한 가지였다.
“어떻게 하면 낙천리를 알릴 수 있을까?” 고심한 끝에 나온 것이 바로 의자였다.
“이곳은 올레 13코스를 지나는 장소에요. 올레꾼들이 지나가다 다양하고 재미 있는 의자에 앉아서 쉴수 있는 그런 마을을 만들고 싶었죠.”(오원국 이장)

흔들거리는 흔들의자, 소 여물통 의자, 마주 앉을 수 있는 의자, 요강의자 등 다양한 1000개의 의자가 있다. ‘쉬었다가기’, ‘마을을 잃은 장금이’, ‘달리는 이장’ 등 재밌는 문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문구들은 인터넷으로 각지에서 공모를 받아 새긴 것이다. 각양각색의 애칭과 문구들이 의자에 쓰여있다.
“자기만의 애칭이 새겨진 의자가 있다면 제주에 왔을 때 한번쯤 이곳에 들리고 싶지 않을까요?”

낙천리 의자마을의 궁긍적인 목적은 의자를 통한 지역마케팅이다. 자신의 의자를 보기 위해 도시민들이 낙천리를 찾아오고,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낙천리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홍보와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의자마을을 만들게 됐다.

 

보리 냄새 솔솔 풍기는 낙천리

1000개의 의자 외에도 낙천리는 보리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리빵부터 시작해서 보리피자, 보리아이스크림 등 마을은 보리 냄새로 구수하다. 낙천리 부녀회원들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보리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판매한다. 낙천리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도시민에게 직접 판매하는 선 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

 

같이 고민하고 풀어가는 소통의 리더십 필요

70여 가구로 이뤄진 낙천리에서는 큰 반대 없이 마을 사업이 이뤄졌다. 누군가의 독단적인 행동이 아닌 임원진들이 모여 총회를 열고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간 덕분이다. 한 사람이 리더가 아니라 마을 사람 전체가 리더가 되는 셈이다.
오원진 이장은 “어떤 세찬 파도가 와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 명이 특출난 것이 아닌 모두가 마을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오원국 이장

“농촌 마을이 희망이다”

농촌 사람들을 들여다보면 희망이 있어요. 다만 정부정책을 보면 희망이 없을 뿐이죠.
각 마을마다 가진 특성이 달라요. 그걸 찾고 개발해 주민과 행정이 함께 손발을 맞추면 분명 농촌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 간 소통과 화합이 중요해요. 마을 만들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이뤄나가야 하죠.

 

[편집자주] 개발이 최고의 가치인 양 판을 키워가는 이 시대에 ‘이웃사촌’이란 말은 온데 간데 없고 지역공동체 파괴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 곳곳에는 농촌과 도시를 살리기 위해 마을 공동체를 재건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젊은 세대가 일상을 공유하며 치유되고 자활, 자존, 공생이 가능한 돌봄의 사회로 가야한다. 마을의 작은 움직임이 이런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이 기획은 충청남도 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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