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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명과 조폭국가

수평적·유연한 정부체계 필요
국민 섬기는 민주정부로
당진시대l승인2014.05.03 16:22l(10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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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의 참모습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란 것이 이토록 부끄럽고, 내가 살아있고 내 자식이 살아있다는 것이 이토록 미안한 적이 없었다. 공포와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한 어린 생명들에게 용서를 빌고, 자녀를 잃고 평생 회한 속에 살아갈 부모들을 위로하는 길은 그러한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다. 이땅의 아이들이 앞으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참사의 원인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호도하거나 악용하는 반인륜적 혹세무민에 넘어가서도 안된다. 그 원인을 축소해 선장 개인의 실수나 구조본부의 미숙함으로만 돌려서도 안된다. 참사를 야기한 관련자들은 엄중히 처벌하고, 부실하게 대응한 정부인사들을 문책해야 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국가시스템 자체를 뜯어 고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무정부주의자들은 국가를 조직폭력집단에 비교한다. 국민들로부터 돈을 강제로 빼앗고(세금), 강제로 노역을 시키고(병역), 저항하면 감금하고 죽이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국민들이 국가체제를 수용하고 정부에 순응하는 것은 그들의 생명과 권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무능한 정치인과 부패한 관리들에게 맡기긴 했지만, 그래도 국가만한 안전망이 없는 탓이다.
과거 군사정권은 조폭보다 더욱 악랄하고 잔인했다. 폭압에 견디다 못한 국민들은 반독재투쟁을 벌였고 독재자들을 퇴진시켰다. 그리고 민주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조폭국가에서 정상국가, 즉 국민들의 생명과 권리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국가로 만들었다고 믿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과 구조 과정을 목격한 국민들은 과연 대한민국이 그러한 국가인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물론 지금의 대한민국은 조폭국가는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관료들은 여전히 조폭국가의 조직원처럼 행동한다. 장관에게 90도 각도로 절하고, 그 와중에 컵라면 시중들고, 기념사진도 챙기는 정부 관리들과 가장 비슷한 사람들이 누구인가? 국민정서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 관료들에겐 익숙한 업무일 뿐이다. 국가와 국민에게 공헌한 기여도가 아니라 얼마나 윗분의 눈에 들었는가에 따라 서열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조폭국가는 오직 상명하달 방식으로만 움직인다. 당장 눈앞에 국민들이 죽어나가도 대통령이 명령해야, 장관님이 지시해야, 청장님의 승인이 있어야 그 아랫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정부인 것이다. 그래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걸어서라도 청와대로 가겠다고 나서야 했다. 그런데 상명하달 조직은 윗사람이 무능하거나 부도덕할 경우, 조직자체가 급격히 와해되거나 위기에 빠진다. 지도자 한 사람의 판단력과 도덕성에 따라 사실상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침몰한 세월호나, 침몰위기에 있는 대한민국호나, 선장만 바라보고 기대하고 있다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맞았다.
상명하달 조직의 또 다른 취약점은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이다. 그래서 대형참사가 터지면 정부 대응은 더욱 무기력하기만 하다.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만 익숙하다보니, 인접부서나 타 조직과의 교류나 협조는 제대로 해 본적이 없다. 세월호 참사처럼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해양경찰청 등 여러 부서가 원활하게 정보를 교류하며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 일은 미숙할 수밖에 없다.  이는 세월호 구조활동이 허둥지둥 우왕좌왕했던 이유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정부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윗사람을 모시는 조폭정부가 아니라 국민을 섬기고 보호하는 민주정부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진정 새로운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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