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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4.05.11 21:36
  • 호수 1009

매니페스토와 선거문화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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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당진매니페스토연대 릴레이 기고 ⑤
이동준맑고푸른당진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

이번 선거는 열 번째 지방선거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민주선거는 제헌국회의원 선거(48년 5월10일)인데, 건국이래 대통령 선거 (19회 1960년 3월 무효 포함), 국회의원 선거(19회), 지방선거(9회), 국민투표(6회)로, 87세 이상 어르신들은 총 53회의 선거를 치른 셈이다. 그동안 선거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투표함의 재질도 처음엔 목재였으나 철재, 알루미늄, 골판지, 플라스틱, 종이, 강화플라스틱 재질로 바뀌었다. 투표용지도 여러 차례 진화했는데, 1960년 정․부통령 선거 때만 해도 문맹률이 높아 아라비아 숫자로 된 기호 대신 막대기호로 후보자를 구별했고 이름도 한자와 한글을 병행했다. 세로쓰기도 가로쓰기로 바뀌어 93년 제14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세로로 길어진 투표용지가 처음 사용되었다.
예전엔 선거 홍보물 부착 장소에 제약이 없었는지, 남대문과 동대문에 벽보와 현수막이 걸린 사진이 자료로 남아 있다. 선거차량도 대형스피커를 지프에 올려놓고 다니는 수준에서 LED 전광판이 장착된 최근의 차량으로 변하였다.
사라진 선거문화의 향수 중에 으뜸은 후보자합동연설회와 정당연설회 장면이다. 정파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세를 과시하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후보자와 유권자가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요즘은 그런 연설회가 없다보니 현장토론회장에서나 비슷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지난 7일 지역언론들이 주관한 당진시장입후보예정자 토론회는 그런 의미에서 지역에서 꼭 필요한 것이었다. 정책 질문에 동문서답이나 모호한 대답이 난무하고, 그럼에도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기 일쑤여서 유권자의 이맛살에 주름이 잡히게 하는 TV토론과 비교하면 올바른 선거문화를 견인하는 데 지역 언론기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유감없이 보여준 셈이다.
연설회가 사라진 반면 최근에는 SNS를 통한 선거문화가 새롭게 형성됐는데 물론 장단이 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도 도가 지나친 상대방에 대한 비방이나 증거 없는 모함, 댓글 경쟁 등 단점이 두드러지곤 했다.
하지만 순기능도 있다. 지난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TV토론 당시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며 후보들의 발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은 SNS는 1분당 11만 개에 달했다.
좋지 않은 사례는 우리사회에서, 바람직한 사례는 미국 사회에서 예를 들어야하는 씁쓸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런 사례를 드는 것은 바람직한 선거 문화에 대한 열망이 시민사회에 내재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IT강국을 내세우면서 바람직한 SNS강국을 마다해서야 되겠는가.
‘세월호’ 참사로 후끈한 선거 열기는 자제되고 있지만, 민주주의의 꽃이 시들어선 안 된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후보자들의 공약도 ‘개발’에서 ‘안전’으로 변화했지만, 화두는 화두일 뿐이다. ‘개발’보다는 ‘안전’을 거론하는 후보자라고 유권자가 쉽게 표를 주는 호락호락한 선거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보다 유권자에 의해 새로운 선거문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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