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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14.06.13 21:07
  • 호수 1014

석문면 원복희 부녀회장이 추천하는 김용택 시인의 <짧은 이야기>
엄마 이야기에 눈물바다 된 부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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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생기 찾은 부녀회
“우린 책으로 소통해요”

농촌에서 책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석문면 통정리에는 작은도서관 조차 없어 주민들이 책을 접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통정1리 부녀회는 우리마을 사랑운동 시상금과 새마을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마을에 책을 구입하면서 책과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
얼마전 통정1리 부녀회원들은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를 읽고 어머니를 주제로 글을 썼다. 전쟁통에 잃어버렸던 어머니, 온갖 고생하며 자식을 길러낸 어머니, 지금은 볼 수 없는 어머니…. 그날 젊은 새댁부터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머니 부녀회원까지 모두 목놓아 울었다.
통정1리에 살고 있는 새마을지도자 석문면협의회·부녀회 원복희 부녀회장은 “책을 통해 부녀회가 활성화 된 마을은 통정1리가 유일할 것”이라며 “회원들도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발표하는 것에 대해 뿌듯해 하고, 자랑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현재 독서모임 강사는 박향기 통정1리 부녀회장이 맡고 있다. 독서지도자격증을 비롯해 논술·글쓰기 자격증 등을 고루 갖고 있는 박 부녀회장의 도움으로 주민들은 책 선정부터 시 쓰기, 그림 그리기, 글짓기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원복희 부녀회장은 얼마전 부녀회원들과 함께 읽은 김용택 시인의 <짧은 이야기>를 소개했다. 회원들은 사과와 관련된  이 시를 읽고 도화지에 사과를 그린 후 자신의 생각을 쓰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시 한 구절을 통해 부녀회원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 속에 공통된 의견은 “조화롭게 살자”는 마음이었다.
“많은 농가에서 해충을 죽이는 농약을 쓰죠. 하지만 그 벌레들이 나쁜 게 아니라, 예쁜 것만 찾는 우리가 나쁜 건 아닐까요? 이 시를 읽고 회원들은 다 함께 살아가자는 말에 머리를 끄덕였죠.”
통정1리 부녀회가 지금처럼 자리 잡게 된 것은 불과 4년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부녀회는 이름만 존재했을 뿐 활동하는 회원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책을 통해 회원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한 걸음을 떼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통정1리 부녀회를 만들었다. 이제는 단합과 친목만큼은 어느 부녀회에 뒤지지 않는다.
“앞으로 인근 마을 사람들이나,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이곳에 찾아와 책을 읽고 소통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마을에 책이 많지 않은 점이 아쉽네요.”

 

  <짧은 이야기>
사과 속에는 벌레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 사과는 그 벌레의 밥이요, 집이요, 옷이요, 나라였습니다. / 사람들이 그 벌레의 집과 밥과 옷을 빼앗고 / 나라에서 쫓아내고 죽였습니다. / 누가 사과가 사람들만의 것이라고 정했습니까. / 사과는 서러웠습니다. / 서러운 사과를 사람들만 좋아라 먹습니다.

읽은 이가 추천하는 다른 도서
<압록강은 흐른다> 저자 이미륵의 자서전 형식으로 쓴 24개 소설로 구성된 책

<시골 쥐와 도시 쥐> 서울 쥐의 초청으로 도시에 올라온 시골 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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