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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5.01.16 20:42
  • 호수 1043

[칼럼] 당진, 그 희망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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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귀농인 / 자연그대로 블루베리 농원 대표

<편집자주> 지난 2006년 귀농한 ‘자연그대로 블루베리 농원’의 김성욱 대표(순성면 백석리)는 인위적인 여건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추구하며 유기인증을 받은 친환경 블루베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의 화려한 삶을 뒤로하고 ‘소박하지만 행복한 농사꾼’이 된 김 대표가 그의 귀농 이야기를 <당진시대>에 보내주셨습니다.

10년 전 빈손으로 찾아온 땅. 당진은 농사를 지으면서 내 마지막 꿈을 펼쳐보려고 찾아온 곳이다. 그러면서도 ‘과연 이 길이 내가 꿈꾸던 마지막 길인가’ 무수히도 많이 고민하면서 찾아온 땅이었다.
유기농업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유기농업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보낸 지난 세월은 참으로 무모하기도 하고 어리석기도 했다. 그래도 오로지 한 번 해보겠다는 그 열정 하나로 10년의 시간을 버텨냈다.
돌이켜보면 힘든 시간들이었다. 유기농업이 어떤 건지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아마도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왠지 반드시 해야 할 것 같은 운명처럼 묘한 유혹에 이끌려 지금까지 견뎌왔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지금도 계속 실수 연발이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는 처음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버티고 있다. 초보 농부의 마음을 유지하려고 힘쓰고 있다.

도시 생활에 젖어 지내던 50대가 시골 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소득도 보장 되지 않는 유기농업을 하겠다고? 언제 최소한의 소득이 얻어 질지도 모른 채 매년 후회와 희망의 마음을 번갈아 가지며 지금까지 잘 버텨 온 내 자신이 가끔은 바보스러우면서도 자랑스럽기도 하다.

유기농업을 시작하면서 읽었던 어느 책에서는 “땅을 만들려면 최소 10년은 걸린다”고 했다. 처음에 이 글을 읽었을 때 ‘설마…’ 하면서 마음에 깊이 새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이었다. 유기농업을 시작한지 벌써 7년이 지났으나 지금도 땅 만들기는 계속 진행 중이다.

농사를 처음 시작 할 때는 도시 생활처럼 사업적으로 제법 욕심을 내기도 했다. 거창한 손익 계산서를 작성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부질없는 짓이란 것을 깨닫는데 7~8년의 긴 세월이 걸렸다.
그 욕심을 내려놓고 작은 행복을 찾기로 마음먹고 나니 세상이 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답고 즐거운지 모른다. 나는 남부노인복지관과 당진시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아내는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가족상담사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또 다른 행복을 누리고 있다. ‘진짜 행복’이 무언지를 깨닫는데 그렇게나 오랜 세월이 걸렸다.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어려움들이 눈앞에 있고, 여전히 이를 극복해 가는 중이지만 인생에서 가장 젊을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마음으로 꿈과 열정을 갖고 블루베리 농장을 가꿔 나가려 한다. 고통과 인내의 시간들을 슬기롭게 잘 이겨 내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과 만족을 찾아갈 것이다.
오늘도 나와 내 아내는 아미산 기슭에서 꽃과 나무들과 같이 꿈을 꾸며 초보 농부의 삶을 즐기고 있다.

- 아미산 기슭 도당골에서 2015년 새해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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