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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5.01.23 19:30
  • 호수 1044

[칼럼] 조선족 아닌 중국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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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붕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우리는 한민족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한민족(韓民族)은 ‘퉁구스계의 몽고 종족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남만주 일부와 제주도 등의 부속된 섬에 거주하는 단일민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재 한민족은 남한지역에 약 5000만 명, 북한지역에 약 2500만 명과 중국에 약 270만 명, 미국(217만 명), 일본(90만 명), 캐나다(23만 명), 구소련지역(50만 명) 등 해외에 약 720만 명을 포함해 8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이 바로 한민족 동포다. 동포(同胞)란 ‘같은 나라 또는 같은 민족의 사람을 다정하게 이르는 말’이다. 재외동포재단법에서는 재외동포를 ‘국적에 관계없이 한민족의 혈통을 지닌 사람으로서 외국에서 거주·생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재외동포는 거주하는 나라에 따라 재미동포(在美同胞), 재일동포(在日同胞)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유독 중국과 구소련에 살고 있는 동포에 대해서는 동포가 아닌 중국국민 ‘조선족’, 러시아국민 ‘고려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조선족들, 같은 중국동포 상대 사기’, 이는 한 공중파 방송의 뉴스 제목이다. 짧은 글인데도 재중동포를 두 가지 용어로 쓰고 있다. 우리는 조선족이라는 말을 이렇듯 무비판적이고 무감각적으로 누구나 쓰고 있다. 조선족이라는 말은 1953년 중국 정부가 중국 내 동포들을 한민족이 아닌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 규정한 중국용어다.

조선민족도 아닌 ‘조선족’이라는 말은 민족적이지도 않고 주체적이지도 않으며, 차별적이고 사대주의적 용어인 것이다. 반면 우리의 동포들은 거주국에 동화되지 않고 우리 고유의 언어와 문자와 문화를 유지하고, 고국을 그리워하며 ‘긴 세월’을 살아오고 있다. 이제 우리는 조선족이라는 말을 써서는 안 된다. 재중동포라고 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을 미국사람들이 부르는 용어인 ‘한국계 미국인(Korean-American)’이라고 하지 않으며, 일본사람들이 부르는 ‘조선인’이라고 쓰지 않고 재미동포, 재일동포라고 부르듯이 조선족이 아닌 재중동포라고 불러야 한다. 고려인도 마찬가지다. 세계에 고려인은 없다. 이들은 우리의 재러동포다. 왜 유독 중국과 구소련지역에 사는 동포들만 조선족과 고려인이라고 하여 우리와 분리시키려고 하는가. 이러는 사이에 중국에 살고 있는 많은 동포들은 자식들 유학을, 차별하는 모국 한국이 아닌, 환영해주는 일본으로 보내고 있다고 한다. 시누이보다 이웃사촌이 더 좋다는 이유와 같다.

우리 해외동포의 역사를 보면 기원전 이스라엘과 유다왕국의 멸망으로 팔레스타인지역을 떠난 유대인의 아픔과 닮은 점이 많다. 유대인은 우리 해외동포와 마찬가지로 곳곳에 흩어져 살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유대인으로서 살아왔다. 이스라엘 정부도 이에 맞춰 세계에 흩어져 사는 모든 ‘유대인’을 오로지 ‘유대인’이라고만 불렀고, 이스라엘에 정착하는 것을 적극 장려하였다.

현대사회는 융합의 시대이다. 융합은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닮음을 찾는 동화작업이다. 터키는 우리를 형제의 나라라고 한다. 헝가리와 핀란드는 몽골계열의 민족이 세운 국가라고 한다. 찾을 수 없는 먼 역사의 흔적만으로도 이들 나라에 동질감과 친밀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동화현상이다.

이미 우리 한민족은 전세계에 8000만 명이 넘는 엄청난 인맥을 갖고 있다. 이들이 동질감을 느끼고 대한민국과 우리국민에게 구심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보자. 주변에서 일하는 재중동포들을 보면 “조선족이야?”라고 묻지 말고, “중국동포군요!”라며 따뜻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관심을 표현해 보자.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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