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월요칼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충회 / 당진군 농민회 회장

농정 잘못으로 생긴 농가부채 정부가 해결해야

곡 2년전의 오늘, 중국에서 수입된 식용쌀 7만1천톤을 선적한 배들이 스므날째 하역을 못하고 있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회원들이 식용쌀 수입저지를 위한 해상시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식용쌀 수입은 단 한톨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김으로써 국민들의 불신이 최고에 달했다.
세계 농업문제에 밝은 학자들은 당초부터 “UR에서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기초농산물은 관세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FAO(유엔 식량농업기구)와 국제환경단체들은 세계 잉여농산물 감소와 환경파괴에 의한 지구촌 곳곳의 식량난을 우려했었다. 지금 그들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북한은 이미 몇해전부터 식량절대부족상태에서 수십만명이 굶어죽거나 아사상태에 있고 올해에는 더욱 상황이 악화될 것 같다. 남한도 지난 8월의 집중호우로 2백여명의 인명피해와 17만명의 이재민, 2조원대의 재산피해를 당했다. 쌀농사는 농경지의 유실, 매몰, 침수, 병해충 발생, 도복, 우박 등으로 평년작의 20~30%의 감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년 연속 사상유래 없는 대풍으로 전체 식량자급율 25%중에서 쌀만큼은 90%대의 자급율을 이뤄냈지만 현재 정부의 비상식량 비축분이 거의 없는 상태이기에 올해 쌀생산 감소분은 결국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3만원대에 질좋은 쌀을 얼마든지 수입할 수 있다던 UR이전의 논리는 이제 환상일 뿐이다.
연일 중국의 양쯔강 범람 뉴스가 쏟아지고 중국대륙의 홍수는 동북부와 서부지역으로 이어져 3천명 이상의 인명피해와 2억4천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여 중국의 식량난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 최고의 쌀생산국 인도네시아는 가뭄과 산림화재로 1천만톤의 쌀이 부족될 전망이다. 방글라데시 또한 3천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인도와 일본에도 홍수가 이어져 기상이변의 상황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IMF 직후부터 사료와 밀가루 등 곡물수급에 차질을 빚었던 것은 쌀부족으로 받을 고통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경제난은 아시아와 러시아를 거쳐 유럽과 일본, 미국이 술렁이며 세계 대공황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돈도 식량도 부족한 경제후진국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있는 식량을 서로 나눌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점점 분명해지는 것 같다.
식량안보의식과 식량자급 의지가 없었던 역대정권의 책임이 너무도 크다. 농업과 농민을 소중히 대하고 농민의 농업생산 의욕을 돋구는 정책과 안정된 식량비축을 도모했더라면 이같은 어려움은 크게 덜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농림부의 쌀농사 소득보장을 위한 직접지불제 도입과 농가부채해결을 위한 노력들은 늦으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부처의 경제논리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과거 정권의 농정 잘못으로 생긴 30조원의 농가부채가 해결되지 않는 한 도시의 실업난은 농가파산과 겹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터인데 하루속히 정부관료들은 아집을 버리고 농업과 농민을 보호하여 농업생산기반을 보호하는 길이 오늘의 경제난과 실업난을 극복하는 지름길임을 깨닫기 바란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