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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17 21:35
  • 수정 2015.07.17 22:31
  • 호수 1068

동네 곳곳 누비는 행복한 우체부
화재 초기 진압으로 큰 불 막은 당진우체국 김영준 집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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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서 오토바이까지 ‘30년 배달 인생’
민원·사고 등으로 배달에 어려움

 

사람은 누구에게나 가야 할 길이 있다. 우체국 집배원도 그렇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마을 주민들을 향해 그들은 빨간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같이 길을 나선다. 연기 자욱한 집에 들어가다

최근 한 집배원이 화재를 초기진압해 큰 불을 막은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당진우체국 김영준 집배원(송악읍 월곡리·53)이다. 지난 1일 오후 1시 송악읍 청금리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던 김 집배원은 어느 집 안에 연기가 자욱한 것을 보고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집으로 들어갔다. 이미 집은 연기로 자욱했으며 가스레인지 위에 있던 냄비에는 이미 불이 붙은 상황이었다. 김 집배원은 냄비에 붙은 불을 끄고 창문을 열고 연기를 빼냈다. 그 후 다시 우편물 배달을 위해 집을 떠났다.

잠시 자리를 비우고 있던 집주인이 들어와 상황을 판단한 후에는 이미 김 집배원은 집을 떠난 상황이었다. 그 후 우편물이 도착해 있는 것을 보고 당진우체국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김 집배원의 선행이 알려지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골마을 어르신들의 경우 자주 깜빡하는 경향이 있어 가스불을 켜고 외출하는 것은 물론 수돗물까지 틀어놓는다고. 하루는 주민이 벼 건조 기계에 손이 끼인 다급한 상황에서 김 집배원이 도와 큰 사고로 번질 상황을 모면한 적도 있었단다. 우편물을 배달해 주는 일을 하지만 때로는 주민들의 삶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셈이다.

미끄러지고 나무라고

보람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늘 일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비 오는 날에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는 것은 예사고, 시골을 다니다 보면 풀어 놓은 개들이 다리를 물어 급히 병원으로 갈 때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민원’이다. 더욱이 우체국이 택배 사업까지 펼치면서 집배원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때로는 “나는 받을 물건이 없는데 왜 택배 안내 문자가 오는 것이냐. 우체국을 폭파시켜 버리겠다” 등의 폭언을 듣기도 한단다. 또한 정해진 주소가 아닌 또 다른 주소로 전달해 달라고 하거나, 초인종이 없어 문을 두드리면 소리가 크다고 혹은 소리가 작다고 모질게 나무라는 고객들도 마주치기도 한다.

김 집배원은 “가끔은 속상하기도 하다”며 “아침 출근할 때 ‘오늘도 하루를 어떻게 마쳐야 할까’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래도 많은 주민들의 위로와 격려가 있기에 버틸 수 다”고 말했다.


“그래도 보람 있는 우편배달”

김 집배원은 송악초와 송악중, 당진상고(현 당진정보고)를 졸업하고 집배원으로 취직해 우편 배달 업무를 담당한지 어느덧 3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숱한 일들이 그를 지나갔다. 자전거를 타고 배달했던 시절에는 시골엔 교통수단이 없어 그가 사소한 심부를을 대신해 주기도 하고 들판에서

새참을 함께 먹기도 했다. 배달을 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그럴 때면 고객이자 우리 주민이자 이웃들이 김 집배원에게 위로를 건넸다. 때로는 다치면 약을 발라주기도 하고 집에서 농사 지은 채소들을 바리바리 싸주기도 하면서 수고했다고 커피를 건네기도 한단다.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죠. 빨랫줄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차에 부딪히기도 하고. 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과 마찰이 있을 땐 정말 힘들어요. 그래도 이 일은 참 보람 있어요. 평생 집배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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