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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 카페 아디스브라운 대표 이훈영·장보람 부부
사랑은 커피향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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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연구원 선후배 백년가약 맺다
새로운 커피문화공간 만들고 싶어

커피연구원으로 만난 인연
2년 동안 비밀연애 하다 올 3월 결혼에 골인한 신혼부부 이훈영 씨(30)와 장보람 씨(31)는 연상연하 부부다. 나이를 물음에 “한 살 많아요”라고 말한 보람 씨는 한 박자를 쉬고 난 뒤, “제가 더”라며 얼굴을 붉혔다.

훈영 씨와 보람 씨는 천안에 위치한 원두커피 전문회사 한국 맥널트에서 함께 근무했다. 계성초·당진중·호서고를 졸업한 훈영 씨는 중앙대에서 식품공학을, 대전 출신 보람 씨는 고려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뒤, 커피에 빠져 원두커피 전문회사에 입사해 커피 연구원 선후배 관계로 처음 만났다. 훈영 씨는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고, 보람 씨는 대학원에서 커피의 좋은 성분들을 알게 되면서 커피에 흥미가 생겼다.

대화로 얻어진 기발한 아이디어
훈영 씨와 보람 씨는 회사에서는 티격태격하는 선후배 관계로, 회사 밖에서는 알콩달콩한 커플로 2년을 보냈다.

“직장 동료들은 우리 둘을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사이라고 말했어요. 결혼한다고 이야기하니 다들 깜짝 놀랐죠. 워낙 회사에서도 장난을 많이 치던 사이라 둘이 잘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나 봐요.”

보람 씨는 남편이 있어 우울할 틈이 없다. 일에 지치고 힘들 때면 훈영 씨가 보람 씨 곁에서 농담을 던지거나 우스꽝스런 장난으로 기분을 풀어준다. 워낙 장난기가 많고 유머러스한 훈영 씨가 있어 보람 씨 얼굴에는 항상 웃음꽃이 핀다. 두 사람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부부가 가장 필요한 것이 대화인데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하는 점이 좋단다. 대화를 많이하는 만큼 그 속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 아디스브라운에서 판매하고 있는 먹물허니브레드가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가 나온 메뉴다. 먹물 허니브레드는 오징어 먹물이 들어가 일반 허니브레드보다 더 고소한 맛이 난다.

귀한 손님을 모십니다
커피 연구원이었던 부부는 이전부터 가슴 속에 지니고 있던 꿈을 펼치기 위해 훈영 씨의 고향인 당진으로 내려와 로스팅 전문점 ‘아디스브라운’을 개업했다.

훈영 씨는 “카페를 개업한다면 고향에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전형적인 카페보다는 로스팅전문점으로 신선한 커피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인석 보다는 4인석 이상으로 널찍하게 자리를 만들었고 회의나 모임을 할 수 있게끔 독립된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손님들이 이곳까지 방문하는 데는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오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는 대화와 여유를 아디스브라운에 투자하는 것이죠. 그래서 아디스브라운에 오시면 편안하게 오랫동안 머물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훈영 씨는 8년, 보람씨는 6년째 커피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훈영 씨와 보람 씨는 각각 에티오피아와 콜롬비아에서 커피교육을 받았다. 둘다 커피 감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커피 애호가다. 아디스브라운은 커피의 고향인 에티오피아의 암하릭 언어로 ‘새로운’이라는 의미를 지닌 ‘아디스(ADDIS)’와 커피를 볶을 때, 빵을 구울 때 브라우닝 현상을 나타내는 ‘브라운(BROWN)’을 합친 말로 ‘새로운 커피를 볶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따라서 아디스브라운은 창조적이고 새로운 커피문화공간을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지닌다.

또한 아디스브라운은 ‘coffee is culture’라는 슬로건으로 운영되고 있다. 즉, 로스팅·핸드드립 등으로 각국의 나라 문화를 커피를 통해 경험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아디스브라운의 로고도 인상적이다. 로고는 5년 전부터 계획된 아이디어로, 에티오피아의 ‘시니’에서 따온 그림이다. 에티오피아에선 귀중한 손님들이 왔을 때 이 잔에 커피가 나간다. 보통 한 사람이 시니에 세 잔의 커피를 마시는데 첫 잔은 맛을, 두 번째 잔은 행운을, 세 번째 잔은 축복을 의미한다. 아디스브라운 커피는 귀중한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다짐이 담겨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행복’
한편, 두 사람은 서로 취미와 목표가 동일하다. 이 부부의 취미는 각 국의 잔과 접시를 모으는 것이다. 현재까지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이집트, 폴란드, 터키, 인도네시아, 케냐, 베트남 등 10개 국 이상의 잔과 접시들을 모았다. 보람 씨는 앞으로 브라질을 다녀와서 브라질의 물건을 들여 오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또한 두 사람의 목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다. 밤을 새고 늦게 잠들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훈영 씨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했다.

“아직 신혼인데 카페를 준비하면서 함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지 못했어요. 아디스브라운 메인에 있는 테이블은 훈영 씨가 직접 고목나무를 사와서 만든 거에요. 저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요. 새벽까지 일에 집중할 때면 걱정도 되고, 신혼의 기분을 느낄 수 없어 아쉬울 때도 있지만 둘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기쁠 따름입니다.”

■위치: 아미로 643(대덕동 633-3번지)
■문의: 35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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