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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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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마세요. 할 수 있어요.”
세상사는 이야기 송악농협 중흥지점 심영호 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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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일러·컴퓨터 등 자격증 21개 취득
자투리 시간 활용…의지와 실천이 가장 중요

 

“지금 당장 일을 그만 둬도 괜찮으시겠어요(웃음).”
비서, 사진기능사, 위험물기능사, 보일러취급기능사, 웹디자인기능사, 지게차기능사, 정보처리기능사, 사무자동화산업기사, 평생교육사, 한자, 한국사, 교원자격증….
무려 20개가 넘는 국가공인자격증을 보유한 송악농협 중흥지점 심영호(30) 계장에게 사람들은 당장 일을 그만 둬도 갖고 있는 자격증으로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겠다고 농담을 던지곤 한다. 하지만 그는 “지금 하는 일이 좋다”며 “자격증은 현재 업무를 하거나 살아가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컴퓨터로 시작한 자격증 인생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컴퓨터를 사면서 그의 ‘자격증 인생’은 시작됐다. 컴퓨터가 지금처럼 보급화 되지 않았던 1990년대 초중반 그가 처음 접한 컴퓨터는 신세계였다. 그런데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다보니 자꾸 고장 내기 일쑤였다. 컴퓨터를 고치는 일이 많아지고, 비용도 많이 들다보니, 차라리 그 돈으로 컴퓨터를 배우겠다고 마음먹었다.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워드프로세서 3급 자격증을 취득한 게 시작이었다.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낀 그는 이후로도 컴퓨터와 관련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 

중·고등학생 때는 물론이고 대학, 심지어 군생활 중에도 틈틈이 자격증을 준비했다. 시험일에 맞춰 휴가를 나올 정도였다. 그렇게 20년의 시간이 쌓이고 쌓여, 그의 손엔 21개의 자격증이 쥐어졌다.
운전면허를 포함한 21개의 자격증 중에서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건 사진기능사 자격증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많아 오랫동안 사진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비싼 카메라 가격은 물론, 사진을 쉽게 배울 수 없어 아쉬움을 달래며 마음 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자격증 취득을 알아보다 잊고 있던 사진기능사 자격증이 떠올랐다. 필기시험부터 실기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야외로 출사도 다니고, 포토샵 등을 공부해 결국 10여 년이 지난 뒤 사진기능사 자격증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 사이 시대 흐름에 따라 시험 역시 필름카메라 방식에서 디지털카메라 방식으로 바뀐 것도 그를 도왔다. 관심 갖는 분야면서도 오랜 시간을 돌아 어렵게 취득한 자격증이다 보니 더욱 애착이 간단다.

12전 13기 ‘끝까지 도전한다’

군 생활도 자격증 덕에 원하는 보직에서 일하게 됐다. 보일러병으로 입대하기 위해 아무 것도 모르던 보일러를 공부했다. 학원도 없어 혼자 독학하면서 시험을 준비했다. 자격증시험에서 떨어지면 입대날짜가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악착같이 매달려 보일러병 접수 2일 전 실기시험까지 합격, 자격증을 취득해 보일러병으로 입대할 수 있었다.

취득이 가장 어려웠던 건 컴퓨터활용능력 1급 자격증이었다. 2006년부터 준비했는데 필기시험은 합격해도 실기시험에서 미끄러졌다. 군 제대 후엔 기간이 지나 다시 필기부터 준비해야 했다. 독학으로 합격하고 말겠다는 괜한 오기에 혼자서 시험을 준비했지만 3~4점 차이로 합격의 문턱에서 수차례 고배를 마셔야 했다. 6년 동안 무려 12번이나 시험에서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13번째 도전에서 합격했다. 
“고집이 좀 있는 편이라, 정말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도전했던 것 같아요. 나중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매일 아침 한 시간씩 공부

이렇게 자격증을 하나씩 따기 시작하면서 배운 것도 많다. 심영호 계장은 “어떨 땐 내가 이걸 따서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하지만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협주유취급소 확장공사를 하면서 위험물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이 필요했는데, 마침 그가 해당 자격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총무 업무를 맡아 사무실 전반적인 일을 담당하는 그는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공부했던 것들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무엇이든 내 것으로 만들어 놓으면 언젠가는 삶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대학 때 딴 자격증들을 현재 유용하게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는 농협업무 중 대출과 관계가 깊은 부동산에 대해 공부하고 싶단다. 지난해 한 번 미끄러지긴 했지만 다시 도전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꼭 취득하겠다고 다짐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결혼한 새신랑인 그는 아내를 위해서 조리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공부하는 게 쉽진 않지만 그는 아침 6시에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매일 한 시간씩 공부한다.

“사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업무도 바쁘고, 저녁엔 술자리가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보다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천’이 따라야죠.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하고자 하는 의지를 바탕으로 실천한다면 하지 못할 일은 없어요. 자신과 타협하지 말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하는 것, 그게 자격증 21개를 따면서 배운 가장 값진 깨달음입니다.”

심영호 씨는
-1987년 합덕읍 운산리 출생
-합덕초 75회 / 합덕중 55회 / 서야고 29회 졸업
-송악농협 중흥지점 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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