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추억사진
  • 입력 2016.04.01 20:27
  • 수정 2017.08.11 23:25
  • 호수 1102

이계영 정미면 천의1리 경로당 노인회장
"마을 곳곳을 누비던 집배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계영  정미면 천의1리 경로당 노인회장은
·1937년 생(현 81세)  ·정미면 천의리 출생  ·천의초 졸업
·천의우체국 근무(1966~1999) ·현 정미면 천의1리 경로당 노인회장

옛 사진을 보면 지금의 나와 젊은 시절의 나는 참 변한 것 같다. 마음도 몸도 다 변했다. 살면서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는데도 그동안 찍은 사진을 보니 많더라.

나는 올해 1월 1일자로 정미면 천의1리 경로당 노인회장직을 2019년까지 맡게 됐다. 천의1리 경로당은 총 100명의 노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경로당의 건물은 박영일 이장이 예쁘게 지어줬다. 박 이장이 천의1리 노인들을 위해 열심히 후원해주고 있다. 또한 임상영 총무가 매일 아침 6시부터 8시까지 경로당을 깨끗이 청소해주고 있다. 이처럼 천의1리 경로당은 화합과 단결이 참 잘 되는 마을이다.

앞으로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처럼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다. 그리고 자녀들 모두 잘 살았으면 좋겠다. 속 한 번 안 썩였던 자녀들에게 참 고맙다.

첫 번째 사진은 둘째 딸 대학교 졸업식 날 찍은 기념사진이다. 나와 아내는 2남 2녀를 낳아 길렀다. 학사모를 쓰고 있는 아이가 둘째 딸인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어를 전공했다. 졸업식 날 딸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라는 말 한 마디 해주지 못했다. 지금 내 기억으로는 아무 말 없이 졸업식을 축하해줬던 것 같다. 그래도 가슴으로는 굉장히 기특했다. 나는 자녀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한 적이 없다. 4남매가 스스로 잘 자라줬다. 사진 속 둘째 딸은 현재 50세로, 두 딸을 낳아 키우고 있다. 내 외손녀 두 명 모두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참 자랑스럽다.

두 번째 사진은 첫 번째 사진과 같이 둘째 딸 대학교 졸업식에서 함께 축하해주러 갔던 첫째 딸과 아내와 찍은 사진이다. 이날 함께 축하하러 간 자리에서 기념으로 남겼다.

세 번 째 사진은 동서(처제의 남편)와 서울랜드에서 찍은 사진이다. 처제 부부와 함께 서울로 여행을 다녀왔다. 우체국에서 일하던 나에게 휴일은 딱 하루였는데, 그 때가 유일하게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이었다. 이날 서울랜드에서 무서운 놀이기구도 탔다. 어떤 놀이기구였는지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아찔했다. 동서는 당진 출신인데 현재 인천에서 살고 있다.

네 번째 사진은 1991년 우체국 집배원 시절에 동료들과 천의체신부(현 정미우체국)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현재는 4명의 동료들 모두 다 퇴직했고, 체신동우회 모임을 통해 한 달에 한 번 만난다. 지금은 10여 명 정도 모이고 있다. 당시 정미면 출신이 2명, 고대면 출신이 2명 이렇게 4명이 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가 가장 행복했다.

당시 정미면에는 집배원이 나 포함 2명이었기에 매달 하루만 쉴 수 있었다.  하루에 150가정을 돌았다. 전화기도 없었던 터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없어서는 안 됐던 시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과 일과가 끝난 뒤 마시는 술 한 잔이 참 좋았다.
우체국 집배원을 33년 동안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다. 정미면 곳곳을 다녔으니 지금도 어느 집이 누구네 집인지 다 알 정도다. 어느 날은 가스 불을 켜놓고 집주인이 외출한 적이 있어 대신 꺼준 적도 있다.

한편 내가 건넨 우편을 보고 반가운 소식이라며 기뻐할 땐 나도 정말 기쁘다. 반면 전사 통지를 전할 때면 내 마음도 아프다. 지금은 우편 배달은 거의 하지 않고, 통화나 컴퓨터를 통해 안부를 묻기에 아쉽기도 하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