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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기획 당진중학교 백운자 수석교사
“다시 태어나도 선생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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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공부방 지도하고 아이들 저녁 마련
발마사지 봉사단 10년 째 운영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어라 바르거나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심훈의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은 일제 경찰에 의해 학교에서 쫓겨난 아이들이 뽕나무에 매달려 수업을 듣자 교실 창문을 활짝 열며 이렇게 말했다. “누구든지 학교에 오너라. 배워야 무슨 일이든지 한다.”

이렇듯 스승은 누군가를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 주는 사람으로 어떤 한 사람에게는 잊지 못할 평생의 은인이 되기도 한다.

당진중학교 백운자 수석교사도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스승이다. 한편 그에게는 채영신이 잊지 못할 스승이기도 하다. 그는 “채영신과 같이 많은 제자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스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사가 잘 어울리겠다”
백운자 수석교사는 34년 째 교단에 서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의 “너는 선생이 잘 어울리겠다”는 말 한마디가 마음 속에 자리하며 그때부터 꿈은 변함없이 교사였다. 그 꿈을 이뤄 첫 교단에 섰던 34년 전의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는 “아이들을 향하는 마음은 초임 때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1982년, 23살의 젊은 나이에 교생 실습지였던 미호중을 시작으로 합덕여중과 당진중, 송산중, 면천중, 고대중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경기도 부천 출신인 그는 경기도 내 중학교에서 근무하길 희망했고 당시 경기도 순위고사까지 본 상태였다. 하지만 교생 실습지였던 미호중과의 인연으로 미호중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며 지금까지 당진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호지면에 위치한 미호중이 학생 수 감소로 폐교했을 때도 미호중에 있었다. 그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돈만 있다면 개인적으로 학교를 살리고 싶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 당시 가르쳤던 제자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 밤 10시까지 공부방 지도
한편 백운자 수석교사는 매일 밤 10시까지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남아 있는다. 사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학교에 남아서 공부하길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아 함께 공부한다. 처음에는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옆에 같이 있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고픈 아이들이 라면을 끓여 먹는 것을 보고 미호중 제자들이 종종 보내는 쌀로 밥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부방을 운영한 것이 수년째다. 이 가운데 역도부에서 운동하다 다리를 다쳐 선수를 그만둬야 했던 이신형 학생은 공부방을 통해 1년 만에 평균 점수가 36점에서 97점까지 오르며 원하는 고교에 진학하기도 했다.

발마사지 봉사도 함께
백운자 수석교사는 발마사지 봉사단도 10여 년 간 이끌어 오고 있다. 면천중에 있을 당시 당진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발마사지 강의를 받았으며 그후 꾸준히 지역 복지시설에서 정기적인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금은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학부모가 참여하기도 하며 발마사지 봉사 및 퍼즐맞추기 등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식사 제공도 함께 하고 있다. 백 수석교사는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과  함께 교감하면서 오히려 아이들이 얻는 것이 많다”며 “봉사를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의욕 없는 아이들 안타까워
한편 백 수석교사는 한창 꿈을 꿀 나이의 학생들이 의욕 없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다. 그는 “언제나 의욕이 넘치고 이루고자 하는 꿈이 많을 나이임에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차라리 말썽이라도 부렸으면 좋겠는데 무얼 해야할 지도 모른 채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가고, 늦은 시간에 잠들어 다음 날 학교에 와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볼 때면 더욱 씁쓸하다고. 이를 위해 그는 아이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가르쳐 주는 교사가 되고 싶단다. 그는 “아이들이 자라 미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 관찰해주길
또한 백 수석교사는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에게도 따뜻한 한마디를 전했다. 학생들에게는 항상 꿈을 잃지 말고 스스로 동기를 갖고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학부모에게는 아이들을 관찰하고 무작정 공부를 시키기보다 하고 싶은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또 신임교사들에게는 자신만의 분명한 교육관을 갖고 어떤 마음으로 교단에 서야 하는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늘 한결 같은 교사 되고파”
백 수석교사는 “교직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권태기가 없었다”며 “교사가 천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교직에 서겠단다.  “앞으로도 늘 한결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나중에 교사와 학부모,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엮어 한 권의 책에 담아내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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