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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농촌
  • 입력 2016.09.09 20:05
  • 수정 2016.09.19 14:57
  • 호수 1124

송아지 세쌍둥이 출산한 김문기 씨 농가(송산면 무수리)
TV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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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65마리 얼굴 외울 정도로 정성껏 키워
한우 소비 위축으로 소값 하락 걱정

▲ 김문기·이명심 씨 부부

“임신했을 때 배가 조금 더 나왔나 싶긴 했는데, 전혀 몰랐지. 한 마리가 나오더니 또 나온 거야. 그러더니 또 다리가 보이데. 하하하~”

소를 먹인지 40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란다. 일거양득(一擧兩得)도 아니고 무려 일거삼득(一擧三得)이다.

한우를 기르고 있는 김문기 씨(송산면 무수리·63) 댁에 경사(?)가 났다. 지난달 30일 송아지 세 마리가 동시에 태어난 것이다. 약 280일 정도 임신기간을 갖는 소는 개나 돼지처럼 한 번에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지 않는다. 쌍둥이 출산도 흔치 않은 일인데, 송아지 세쌍둥이 출산은 그야말로 ‘로또’ 같은 일이다.

▲ 어미소와 송아지 세쌍둥이

김 씨는 “TV에서만 보던 일이 실제로 우리에게 일어났다”며 “송아지 세쌍둥이 출산으로 앞으로도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새끼를 낳던 날, 보통 소들이 출산할 때 크게 소리를 내는 일이 거의 없는데 어미소가 사납게 울어댔다. 그렇게 산고를 견디고 암컷새끼를 세 마리나 낳은 어미소와 세쌍둥이는 다행히 모두 건강한 상태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축사 관리 ‘으뜸’

김문기 씨는 현재 송산면 무수리에서 65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다. 김 씨는 축사 관리라면 단연 으뜸이다. 당진축협에서 우수 축산농민에게 주는 상인 금송아지도 두 번이나 받았다. 소를 내 자식처럼 돌보는 김 씨에 대해 이웃 주민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웃에 살고 있는 안정찬 씨(76)는 “이렇게 소를 정성들여 키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손수 파리채를 들고 다니면서 파리를 쫒고, 축사 내부도 질퍽대는 것 하나 없이 깨끗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축사를 오가면서 소 한 마리, 한 마리 마다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먹이를 주고 축사를 청소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젠 소 얼굴만 봐도 누가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라고. 소에게 이름이 있다면, 아마 65마리의 소를 모두 구분해 낼 김문기 씨다.

이렇게 애정을 쏟아야 건강하고 좋은 소로 자란다는 김 씨는 “예쁘다고 하면 예쁘게 크고, 밉다 하면 밉게 자란다”며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봐야 소가 아프거나 불편한지 금방 알기 때문에 정성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잘 가라! 고맙다!”

이렇게 정성껏 키운 소는 3년에 한 번씩 출하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돌보던 녀석들을 떠나보낼 때면 어쩐지 아쉬운 마음도 든다. 김 씨와 함께 소를 돌보고 있는 아내 이명심 씨(59)도 그러한 마음은 마찬가지다.

“에휴, 말해 뭐해요. 정들었는데 떠나보내는 마음이 섭섭하지. 소가 떠날 때면 인사해요. ‘잘 가라! 고맙다! 돈 많이 벌게 해다오!’”

이렇게 소를 키우는데 마음을 쏟아가면서 축산업을 40여 년째 이어오고 있지만 걱정도 크다. 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한우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사료값 등 생산비용은 많이 드는 반면, 소값은 등락 폭이 커서 불안정하기만 하다. 특히 오는 28일부터 시행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 때문에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걱정이다.

더불어 아내 이명심 씨는 “소가 아파서 수의사를 부르면 출장비가 너무 비싸다”면서 “축산농민들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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