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운전하랴 노래하랴 바빠도노인들 뫼시기 즐겁습니다” - 당진군청 버스기사 김충환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사는 이야기

당진군청 버스기사 김 충 환씨

“운전하랴 노래하랴 바빠도노인들 뫼시기 즐겁습니다”

“할아버지, 불편한 점 있으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절 부르세요.”
오늘은 면천면에 거주하는 80세 이상 노인분들에게 군내 산업시찰을 해드리는 날이다. 아침부터 노인들을 위한 노래테잎도 준비하고 어찌될지 몰라 상비약에, 오락준비까지 분주한 당진군청 버스기사 김충환(45)씨.
그냥 노인들에게 불편함없이 운전만 해드려도 그만인데 김충환씨는 오랜만에 나들이 하실 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까 이것저것 준비를 해본다.
운전할 때는 운전기사로, 유적지에 도달하면 여행가이드로,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으면 먼저 노래를 불러가며 오락부장으로 선뜻 나서는 김충환씨.
사실 군청내 자가용을 운전하면 훨씬 편하고 좋을테지만 공무원들에서부터 동네노인에 이르기까지 군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퇴근시간도 무시한 채 안전운전을 해야하는 김씨는 버스운전일에 피곤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며 살려고 노력한다.
“고향인 고대를 떠나 처음 당진읍으로 나올 때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때부터 운전일을 시작했고 무슨일이든 성실히 일하면 돈이 모아진다는 것을 깨달았죠.”
지금도 10년전에 산 노오란 골동품(?) 자가용 픽업을 깨끗이 손질해 타고 다니는 김충환씨는 자신의 검소한 생활이 있었기에 집도 마련하고 돈도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미용실을 운영하는 부인 서용재(44세)씨를 만나 맞벌이를 해온 김충환씨.
“지금은 돈에 궁색할 정도도 아니고 어느 정도 쓸만큼은 모았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모은만큼 쉽게 돈을 쓰기가 그렇더군요.”
사실 지금도 군청 버스가 아닌 영업용 버스를 운전하면 더많은 돈을 벌 수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웬만큼 안정적이고 현재의 일이 조금이나마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김씨는 정년때까지 당진군청에서 운전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올해 큰 아이가 고3이 되죠. 기특하게도 그 녀석이 공부를 잘해 한시름 놨습니다. 가고 싶다는 대학에 보내 하고 싶은 공부를 시켜야죠.”
호서고에 다니는 큰딸 효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해 김씨는 걱정이 없다. 앞으로는 아이들이 자라는데 서운함이 없도록 모든걸 다 해주고 싶은 김씨는 ‘올해도 무사히 가족들에게 아무탈 없는 한 해’로 이어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