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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깔린 여고생 구한 의로운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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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는 나몰라라…생계 걱정에 막막
구출 돕다 다리 깔려 수술 후 입원

지난 8일, 오후 9시 40분 경 당진주유소 앞에서 두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돌한 두 차량은 각각 한성아파트와 농협 방향으로 밀려났다. 그 때 사고 차량이 인도를 걷던 한 여고생을 덮쳤다. 이윽고 학생은 몸이 반으로 접힌 채 차에 깔려 살려달라며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사람들이 모였다. 특히 아들과 함께 있었던 강형모 씨는 앞장서 승용차 앞을 들었고 아들은 차 뒷부분으로, 그리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 합세해 차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힘이 모아지자 사고가 발생한 지 1~2분 만에 학생을 구출했으며 현재 학생은 다리가 골절되는 등 크게 다쳤지만 생명엔 지장없이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학생 구하다 오히려 사고 당해

강형모 씨는 모처럼 시간이 난 주말을 이용해 등산을 갈 생각으로 친구들을 만났다. 얼마 전까지 채운동에서 거주하다 원당동으로 이사한 강 씨는 여전히 친구들이 채운동에 살고 있어 늦은 오후 모임을 위해 채운동을 찾았다.

다음날 어느 산을 갈지 정한 뒤, 그를 데리러 나온 아들과 만났던 순간, 당진주유소 앞 사거리에서 사고가 순식간에 발생했다. 충돌한 차량이 지나가던 한 여고생을 덮쳤다. 목격자들에 의하면 학생은 폴더처럼 몸이 반으로 접힌 채 차에 깔려있었다고.

강 씨는 아이의 비명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사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차 앞머리를 낑낑대며 들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옆에서 도왔고 다행히 바로 학생을 구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차를 내려놓는 과정에서 되려 강 씨의 다리가 차에 깔렸다.

복사뼈 골절 진단 받아

바지가 잔뜩 더럽혀진 채 다리까지 절뚝거리며 집에 들어오자 아내 김태화 씨가 깜짝 놀라 왜 그러냐고 물었다. 강 씨는 “별 일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평소에도 자기가 한 일을 잘 드러내지 않는데다, 다치는 바람에 괜히 아내가 걱정할까 싶어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뒤이어 들어온 아들이 아내 김 씨에게 상황을 전했다.

다리가 약간 부어 있었지만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밤새 신음할 정도로 고통이 계속됐다. 다음날 아침 아내 김 씨와 강 씨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고 복사뼈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바로 다음날 수술을 한 강 씨는 현재 깁스를 하고 입원 중이다.

“누구나 했을 일”

강 씨는 “누구나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내 옆에 있던 아내 역시 “남편이 잘 한 일”이라고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보험회사에서 위로는 커녕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에 너무 속상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누군가 사고를 당해도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아내 김 씨는 남편을 보며 ‘참 답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 너무 착해서 주변 사람들 열 명이면 열 명 모두 남편을 좋아한다”면서 남편에게 수금을 맡기면, 혼자 집에 있는 어르신을 보고 도리어 용돈을 주고 올 정도란다.

3개월 깁스, 생계가 걱정

한편 강 씨는 현재 아내와 함께 거성산업을 운영하며 페인트 일을 하고 있다. 3개월 동안 깁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생계가 걱정이다. 그동안 진행하던 작업은 물론 계약까지 중단되거나 해지된 상태다. 거기에 아내도 얼마 전 다리 수술을 받아 목발을 짚고 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비 역시 큰 부담이다.

하지만 모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사고 차량의 보험회사 측에서는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서 강 씨가 도움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혹여나 자신의 회사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하며 “법적인 조항이 없어 보상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 씨는 “누구나 해야 할 일을 했 던 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의사상자 신청 및 후원 받아

이 내용이 전해지면서 당진종합병원 박승규 과장은 강 씨를 돕기 위해 알아보다 당진시 사회복지과를 통해 의사상자 지정 및 후원을 추진하고 있다. 당진시 사회복지과 복지정책팀에서는 당진경찰서에서 확인서를 받으면 바로 보건복지부에 의사상자로 신청을 할 예정이다. 임동신 팀장은 “의사상자 신청을 앞두고 있다”며 “하지만 심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정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방면으로 병원비를 후원 받을 재단 및 단체를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원 문의:355-5440(당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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