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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환경 소속 환경미화원 동행취재
새벽을 청소하는 사람들

“우리 없인 시민들이 하루도 못 살죠”
쓰레기 수거 후 깨끗해진 모습 보면 뿌듯
불법주차로 대형 수거차 운행 어려워
임아연l승인2017.01.26 19:05l(1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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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30분. 이젠 알람을 듣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떠진다. 두꺼운 옷을 껴입어도 한겨울 칼바람은 꽤 시리다. 지난 24일 새벽 수은주는 영하 11℃를 가리키고 있었다.

환경은 사람들의 일상이다. 같은 상황에 늘 처해있으면 원래 그런 줄 안다. 우리가 매일 지나는 골목이 깨끗한 것은 원래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게 수고하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지 않는 시간, 더럽고 냄새난다며 꺼려하는 일을 나서서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오늘도 당연한 듯이 깨끗한 골목을 지난다.

열심히 해도 민원 발생 “속상해”

송산면 가곡리에 위치한 가곡환경으로 출근한 환경미화원들은 새벽 4시부터 일을 시작한다. 3인1조 또는 4인1조로 나뉘어 각자가 맡은 구역에서 생활쓰레기를 수거하는 게 그들의 업무다. 주5일제로 일하고 있지만 주말 내내 쓰레기를 치우지 않으면 시민들이 불편해하기 때문에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가 확장되면서 지역 곳곳에 생겨난 원룸촌은 특히 쓰레기 불법투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종량제 규격봉투에 담지 않고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는 전혀 분리수거가 되지 않아 일반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 음식물쓰레기가 뒤섞여 있어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게다가 새벽부터 일어나 꾀 한 번 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도, 쓰레기 수거차가 지나간 뒤 낮 시간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있어 “왜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느냐”는 민원전화를 받는 것도 부지기수다. 특히 여름철엔 악취도 나고 위생상 좋지 못한데다 미관상 좋지 않아 민원 발생도 잦다.

환경미화원 이영관 씨는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는 각각 종량제 규격봉투에, 재활용쓰레기는 투명비닐에 담아 잘 묶어 버려 달라”며 “특히 사람들의 움직임이 적은 해가 진 뒤에 정해진 장소에 배출해줬으면 한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게다가 요즘처럼 날씨가 춥고 눈이라도 오는 날은 더욱 힘들다. 새벽추위와 싸워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빙판길에 수거차가 미끄러질까봐 운전할 때도 신경이 곤두선다. 특히 2차선 도로변에 불법주차된 차들로 골목골목을 누벼야 하는 대형 수거차가 이곳을 지나기에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한차례 지정된 구역을 돌고 나면 동이 터오를 시간이 가까워 오고 어느새 5t 수거차가 쓰레기들로 가득 찬다. 환경미화원들은 다시 송산면 가곡리로 들어가 새벽에 수거한 일반쓰레기를 쓰레기매립장에 쏟아낸 뒤 다시 같은 길을 지나며 재활용품을 수거한다. 그렇게 하루 일과는 정오쯤이 돼서야 마무리된다.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

이른 새벽부터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은 퍽 고되지만 자신들로 인해 시민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다. 특히 요즘처럼 불안정한 사회에서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일할 곳이 있는 게 어디에요. 우리처럼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이제 인력사무소에 나가도 써주질 않죠. 직장이 있어 행복하고, 일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한 것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

직업엔 귀천이 없다지만 과거에는 무시도 많이 당했다. 눈에 보이지 않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편견 속에 숨어 지내야만 했다. 하지만 세상이 많이 변했다. 환경미화원에 대한 처우와 인식이 크게 좋아졌다. 정년까지 보장되니 안정적인 직업을 찾는 젊은이들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따금씩 쓰레기 수거 현장에서 만나는 시민들이 따뜻한 음료를 건네거나 고맙다, 수고한다 말해 줄 땐 더없이 보람을 느낀다.

한편 정년퇴직을 앞둔 환경미화원들은 요즘 앞날이 걱정이다. 아직 일할 힘도 있고 건강한데, 퇴직을 하면 무엇을 해야 할 지 막막하다. 이창희 팀장은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은퇴한 이들이 일할 자리가 없다”면서 “노인일자리 문제가 앞으로 더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김우성 씨는 “아직 정년퇴직 후 무엇을 해야할지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일단 올 연말까지 환경미화원으로서 무사히, 건강하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아연  zelkova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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