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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02.24 20:22
  • 호수 1147

[복지칼럼]박정욱 해나루보호작업장 원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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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직업재활시설 해나루보호작업장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간 충남공동모금회지원사업으로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 ‘커피로 행복해 지는 사람들 - 우리는 나눔을 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를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장애인들이 역량강화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지역사회에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줬다. 열심히 바리스타 직무훈련을 한 첫 해는 불특정 다수 시민들에게 카페문화 나눔을 통해 장애인 바리스타들의 활동을 보여줬으며, 2년 째 사업에서는 지역 학생들에게 찾아가는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3년차에는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카페음료 심화교육과 제과제빵 실습의 기회를 가졌기에 복지기관, 단체를 찾아가 감사의 간식후원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장애인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받은 도움을 사회에 되돌려 줄 수 있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해나루보호작업장을 개소하고 처음으로 타 지역 장애인 취업 박람회에 참여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취업담당자들에게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우리 장애인분들이 할 만한 일인지 직무분석만 할 수 있게 부탁했지만 모두 거절하였고 발달장애인 고용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경증지체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 취업만 고려하고 있다고 하였다. 심지어 지적, 발달장애인은 소리 지르고 폭력적이지 않냐, 일을 하는 게 가능한 거냐고 나에게 되물었다. 이는 장애인을 나쁜 마음을 가지고 무시하는 마음에서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몰라서’ 기회를 주지 않는구나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알 수 있도록 세상에 많이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장애인 차별은 장애인을 불쌍한 사람, 일방적인 도움이 필요한 시혜적인 관점의 인식이 장애인들을 무기력한, 비생산적인 사람이라고 낙인찍는데서 시작된다. 때문에 받은 도움을 사회에 돌려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어야 인식개선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첫 단계로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많지는 않지만 면접과 취업의 기회, 일하는 즐거움과 남을 돕는 즐거움을 깨닫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민간시장형 카페를 통해 장애인들이 직업 활동하는 모습을 더 많이 지역사회에 보여주고자 어려운 도전을 할 기회도 얻었다.

발달장애는 그 유형이 너무 다양하고 개인차가 큰 장애이다. 글은 학습이 안되더라도 비장애인도 어렵다는 우유 스티밍을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글도 잘 쓰고 말도 잘하지만 수년간 훈련을 해도 작업의 순서 인지가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중폭력성을 나타낼 때는 어떤 이유가 반드시 있다. 그럴 상황이 없는 경우에서는 비장애인보다 뛰어난 작업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도 있다.

2015년에 바리스타 훈련을 마친 우리 장애인 근로자에게 바리스타로서의 면접의 기회, 현장 훈련의 기회와 취업의 기회를 주었던 사업체가 있었다. 지나치게 긴장하여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몇 달 뒤 반려되긴 하였지만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도전과 판단을 해볼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그 장애인 분은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와 새로운 취업의 기회를 준비했고 당진시 장애인복지관 직업재활팀의 지원으로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었다.

중증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완전 동일하게 일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잘못된 인식으로 인하여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마저 없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사례처럼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도전해 봐야 하지 않을까. 그 한 번의 기회가 삶을 바꿔놓을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중증장애인들이 참여 가능한 직무영역을 더욱 다양하게 개발하고 연구하여 개개인 장애 특성에 맞는 영역을 찾아주고 지역사회로 나가게 만들어야 한다. 지역사회 곳곳에서 열심히 사는 그들의 모습이 자꾸 보여야 “몰라서”에서 벗어나고 편견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중증장애인들의 사회활동에 기회가 마련되도록 첫 번째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관심’이다. 그들이 누구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 그 알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면 ‘기회’의 방법도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지 않을까.

장애인은 개개인의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지역사회는 일상 속에 이들의 노력이 녹아들 수 있는 계기를 지원하여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이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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