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원도심, 개발이냐 재생이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센터 헐고 가족문화센터 신축 계획
원주민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우려
“재개발보다 역사·문화 보존 가치 크다”

구 군청사와 당진1동주민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원도심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건물을 보존하면서 이를 활용한 도시재생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진1동 원도심이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2017 도시활력증진사업의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당진시는 2020년까지 4년 동안 약 60억 원을 투입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당진시 도시재생팀에서는 당진1동주민센터 자리에 가족문화센터를 설립하고, 지하에는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인근에 청소년쉼터를 마련할 방침으로 올해 설계비로 4억 원을 책정했다. 설계가 마무리 되면 내년부터 공사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영필 도시재생팀장은 “당진1동주민센터를 보존해서 얻는 이익보다 철거해서 얻는 활력의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철거 대상인 건물은 근대에 해당하는 시기의 건물도 아닐 뿐더러 역사성도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재개발로 원주민 쫓겨나

그러나 당진1동주민센터 자리에 가족문화센터를 새로 설립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원도심 재개발이냐, 도시재생이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재개발의 경우 기존의 건물을 모두 철거한 뒤 새로운 건축물을 세워 도심을 재정비하는 것으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난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홍익대를 중심으로 한 상수동 일대, 이태원 해방촌, 신사동 가로수길, 성수동 등 서울의 신흥상권이 이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재건축으로 지역이 정비되고 활기를 찾을 수 있지만 원래 살던 주민들의 경우 재개발 과정에서 급격히 높아진 지가 등으로 결국 동네를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새로운 것을 건립해 일시적으로 상권에 활기를 찾는 것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거리의 옛 모습을 유지하고 적절한 리모델링으로 기존의 주민들을 보호하면서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원도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동준 당진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평범한 공간 또한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안에 사람의 숨결이 살아 있고 문화가 담겨 있다”며 “단순히 옛것을 없애고 새롭게 건축하는 개발이 아닌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의 역사·추억·문화 간직해야

대구광역시 원도심에 위치한 근대골목의 경우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도시재생을 이뤄 주목받고 있다. 민족항쟁의 역사부터 일제시대의 잔재까지 고루 남겨진 이곳은 한국의 근현대 역사가 고스란히 숨 쉬고 있다고 평가받으며, 하루 평균 5만3000여 명이 찾는 대구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단순히 개발 중심의 일시적인 원도심 살리기가 아닌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당진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폐교된 유동초등학교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해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아미미술관 박기호 관장은 “우리나라 원도심은 대부분 개발 위주로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지역의 역사와 주민들의 추억, 문화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