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호 인근 축사 밀집 심각

당진 전체면적 중 축사 가능 면적 12%
대호지면 일원에 몰리면서 민원 이어져
당진시 담수호·하천 인근 전면 불허 방침
축산업계 “축산농가 생업 보장해야
이영민l승인2017.06.10 17:30l(11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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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가 가축사육 지역을 제한하는 조례를 지난 2015년 개정한 가운데, 대호호 일원을 중심으로 축사를 둘러싼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 전 기존 조례에서는 가축의 종류와 상관없이 주거 밀집지역으로부터 300m이상 떨어져 있을 경우 모든 축사를 허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12월에 개정된 가축사육 제한 조례는 10가구 이상 살고 있는 주거 밀집지역으로부터 △한우 300m △젖소 400m △닭 800m △돼지 1km 이상 떨어져야만 축사를 지을 수 있도록 강화됐다. 그 결과 당진시 전체 면적의 88%는 가축사육을 할 수 없는 지역으로 묶여, 축사가 들어설 수 있는 곳은 전체면적의 12%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대호호 인근의 농경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최근 당진시에 인허가를 신청한 대부분의 축사가 대호지면에 집중돼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해서 발생해 왔다.

대호호 인근에는 현재 40곳의 축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공사 중인 축사는 15곳, 인허가를 과정에 있거나 소송 중인 축사도 17곳에 달한다. 현재 검토 중인 축사까지 모두 허가가 날 경우 이곳에는 돈사 123동에 돼지 7만9186마리, 계사 16동에 닭 11만5472마리, 우사 15동에 2400마리가 더 늘어나게 된다.

계속해서 이 지역에 축사 건립이 추진되면서 대호지면 주민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지역주민이 아닌 타 지역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기업형 축사를 지으려는 움직임이 많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남우용 대호지면개발위원장은 “인허가 과정에 있거나 소송 중인 축사 17곳 중 9곳이 타 지역의 사업자들이고, 일부는 주민의 명의만 빌려 허가 신청을 낸 업자도 있다”며 “대규모 기업형 축사가 들어설 경우 대호호 수질오염은 물론, 악취로 인한 생활환경 저해와 지가 하락까지 이어져 주민들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축사 건축을 두고 부동산 업자들의 투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가축사육이 가능한 지역에서 과거 농사를 지었던 대호지면 한 주민은 “부동산 업자가 나에게 땅을 팔라고 제의했다”며 “축사 건축은 안 된다는 조건을 걸고 땅을 팔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지 매매 계약한 지 한 달뒤 지인을 통해 내 소유였던 땅에 돈사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계약서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문수 사성1리 이장 역시 “부동산 업자가 저가로 농지를 사, 타 지역의 축산업자들에게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부동산 투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진시는 대호호가 인근 지역에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곳이라는 점과 다양한 수조류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을 근거로 대호호 인근 농경지와 호수, 하천 주변에 대한 축사 건축행위를 전면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진시 환경정책과 생활환경지도팀 최종원 주무관은 “현재 대호호와 석문호는 수질등급 6등급으로, 환경기준을 초과한 상태”라며 “6등급의 물은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못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당진시에서는 지난 8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대호호 인근에 대형 축사가 난립하면 수질오염과 악취 등 환경문제와 더불어 우량농지가 잠식될 우려가 있다”며 “가축사육제한 조례를 강화하고 기업형 축사에 대해서는 전부 불허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당진시의 방침에 대해 축산농가의 반발도 큰 상황이다. 대한한돈협회 이증영 당진지부장은 “가축사육 제한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12%의 지역까지 가축 사육을 막는다면 축산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축산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막막하다”며 “최근에는 밀폐형 축사를 짓는 등 축산업계에서도 악취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가축분뇨를 인근 호수로 무단방류하는 경우도 드물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타 지역에서 온 기업형 축사를 허가할 경우 기존의 지역주민들은 물론 지역의 축산인들의 생존권도 보장받지 못한다”며 “축사의 규모와 거리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 구제역 등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는 등 지역 축산인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호호 인근 축사 밀집 지역>
△대호지면: 도이리, 사성리, 적서리, 조금리, 출포리, 두산리, 조금리 △정미면: 천의리, 승산리 △고대면: 옥현리, 당진포리 △석문면: 초락도리 등


이영민  erfgp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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