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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 입력 2017.06.12 07:45
  • 호수 1162

[종교칼럼]편종만 팔복감리교회 담임목사
머리 숙여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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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 가는 길에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미화원들이다. 나는 그분들과 마주치게 되면 마스크를 내리고 머리 숙여 인사한다.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70대인 내가, 자녀 또래인 그들에게 그렇게 머리 숙여 인사한다.

언젠가 한여름 매립장 주변 주민들의 반대로 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수거할 수 없어 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던 일이 있었다. 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쌓였고, 그 쌓인 쓰레기가 부패해 악취로 거리를 걷기가 얼마나 불편했었는지 모른다. 그 이후로 미화원들의 노고에 고마움이 느껴져 그렇게 인사한다.

우리가 다리를 안전하게 건너 환상의 섬에 이를 수 있는 것은 다리를 바치고 있는 교각이 있기 때문이다. 아침 출근길을 기분 좋게 걸어 갈 수 있는 것은 새벽부터 곳곳에 쌓인 오물들을 수거해준 미화원들의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수시로 변하는 날씨에도 비를 맞지 않고 피할 수 있는 것은 밤을 새워 기상을 관측하고 예보하는 기상관상대 직원들의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망망대해를 선원들이 안전하게 항해 할 수 있는 것은 밤을 새워 불을 밝혀주는 등대지킴이의 수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어 풍요를 누리고 사는 것은 밤을 새워 생산의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한 산업의 역군들의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1년 열두 달 365일 가족과 함께 따뜻한 잠자리에서 편안히 단잠을 잘 수 있는 것은 밤을 새워 155마을 전선을 지키는 63만의 육·해·공군 장병들의 수고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이조시대 역대 왕들보다도 더 많은 풍요와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며 5대양 6대주를 여행하며 즐겁게 살 수 있게 된 것은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에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천하보다도 더 귀한 그 생명을 초개와 같이 불살라 조국에 바친 호국영영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1950년 6월25일 주일새벽 북한의 불법남침으로 우리는 15만 명의 사망자와, 25만 명의 부상자, 20만 명의 행방불명자, 10만 명의 납치 자, 그리고 수백만 명의 재해민과 약 30억불의 재산 피해를 입었고 전 국토는 초토화되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때 군번도 계급도 없이 나라에 몸 바친 학도병을 비롯한 15만 명의 무명용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는 신분을 보장받고, 신앙의 자유를 누리며 5000년 역사에 가장 풍요로운 문화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머리 숙여 감사하자.

당신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오늘의 나와 내 가정이 있음을 감사합니다. 라는 마음을 듬뿍 담아 그렇게 하자. 행여 주위에 원호가족들이 있다면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해 가지고 찾아가 아픔을 들어주고 위로해드리자. 우리가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드리며 위로해 드리자. 그렇게 하는 것이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 된 마땅한 도리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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