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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바람이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 장애인 주차요원 박이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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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장애인 주차요원 박 이 석씨

“따뜻한 봄바람이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하반신마비 역경딛고 화목한 가정 이끌어

겨울의 마지막을 알리는 비가 내리던 지난 2월 어느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한손에는
우산을, 나머지 한손에는 주차증과 볼펜을 들고 하루종일 주차선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사
람이 있었다. 장애인협회에서 관리하는 유료주차장 주차요원으로 활동중인 박이석(55세)씨.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지난달 17일부터 30분에 5백원, 한시간에 1천원의 주차요금을 받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꽁꽁 언 몸을 녹일 사이도 없이 근무하는 박이석씨에게도 정상인
으로의 생활이 있었다.
“송산면 월곡리에서 태어나 군대에 가고 또 결혼해 농사를 지었습니다.”
농사일이라면 무엇이든 못하는게 없을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던 박이석씨. 활발
한 성격의 농사꾼 박씨가 어느날 갑자기 도시생활이 그리워 인천으로 올라가 취업을 했다.
그러던 중 문득 젊은혈기 하나만으로 중동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 80년 중동근로자로
지원을 했고 원했던 중동으로 떠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그렇게 3년, 뜨거운 나라 중동
에서 제대로 못입고 못먹으면서 고향에 돈을 보내던 어느날 박씨에게 비보가 날라왔다.
‘아버님 사망’.
앞 뒤 볼 것도 없이 한국으로 와야만 했다. 아버지가 재산(?)으로 남긴 빚을 1년동안 모두
갚기위해 열심히 그저 열심히 농사만 지었다. 아버지의 빚도 다 갚고 이젠 어느정도 살만하
다 싶은 88년 12월 경운기를 몰고 가던 박씨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2.5톤 트
럭을 피하려다 사고를 당해 하반신마비라는 선고를 받은 것이다.
“그 당시에는 정말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왜 내게만 이런 어려움이 생겨야 하
나’하는 생각밖에는 없었죠.”
그러나 대신 농사를 짓느라 고생하고 있는 부인을 봐서라도 그렇게 비관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에 나가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았다. 기술적인 것은 어떤 것이든 쉽게 배우는
박씨는 삼오공예사에서 다른 장애인들과 같이 근무했다. 그러던 중 이번 유료주차장을 장애
인협회가 관리하면서 다시 주차요원으로 취직하게 된 것이다.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나의 삶이 건강해짐을 느꼈습니다. 이젠 아무것도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내가 살아있고 우리 아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공부잘하고.”
이제 매서운 추위가 가시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면서 주차요원으로의 근무도 조금은 편안해
질 것이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자연의 변화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박씨의 마음에서 봄바람보
다 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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