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의회 성숙하는 계기되길”
■인효식 의원 막말 논란 총정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선숙 의원의 고소 취하로 사건 일단락
“여성문제에 대한 의식·의회의 역할 아쉬움 남겨”

당진시의회 인효식 의원이 황선숙 의원을 향해 “있으나 마나하다”고 발언하며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막말 사태’가 사건 발생 두 달 만에 흐지부지 막을 내렸다.

이번 논란은 지난 7월 의원출무일에서 황 의원이 다른 의원들보다 다소 늦게 회의장에 도착하면서, 인 의원이 타 의원들과 실과 부서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이 발언하며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본지 기자는 “황 의원이 있으나 마나하다”는 인 의원의 말에 몇몇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가 공식석상에서 한순간 웃음거리로 전락한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의원들 간의 일상적인 농담’이라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으나, 현장에 있던 일부 참석자들과, 본지의 보도 이후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황 의원 측은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다. 황선숙 의원은 인효식 의원을 모욕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리고 인 의원에게 공개적인 사과 기자회견과, 시민·여성계에 대한 사과, 언론을 통한 공개사과 등 3가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막말’이라는 본질은 흐려지고 현장에 기자가 있었는지 여부, 양측 법적 공방, 변호사 비용 청구 진위 논란 등 두 의원 간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그 결과 황 의원이 요구했던 공개사과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두 의원 간의 합의로 사건이 일단락 됐다.

여성 비하발언 아니다?
‘막말 논란’이 불거진 뒤 시민들 가운데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일부 여성단체 대표들이었다. 이들은 “동료의원의 인권을 무시하고, 특히 여성의원에 대한 반여성적이고 성차별적인 일상적 사고가 밖으로 표출된 것”이라며 “무시와 비하는 농담이 될 수도 없고, 이렇게 도를 넘는 의원들의 막말이 이번 일을 계기로 완전히 뿌리 뽑혀야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성의원에 대한 비하발언’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동료의원에 대한 짓궂은 농담’으로 축소 해석하는 목소리도 일었다. 이에 대해 최연숙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충남지부장은 “한 남성의원이 의회 내에서 상대적 소수인 여성 비례대표 의원을 향해 던진 말이 어떻게 여성 비하발언이 아니겠느냐”며 “이러한 발언 역시 듣는 이의 수용 여부에 따라 성차별적 언행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진시의회는 물론 지역사회의 성의식 수준이 아직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여성·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은 공동체 안에서 쉽게 소외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는 언행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당진시의회는 무엇을 했나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당진시의회의 사태 해결능력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일부 여성단체 대표들과 더불어민주당 당진지역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사과를 요구한 데 이어, 당진참여연대에서도 성명을 발표하고, 이후 사태가 마무리 될 때까지, 당진시의회는 시민들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전혀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진시의회 측은 이종윤 의장이 한동안 연락이 두절된 황 의원의 집까지 찾아가는 등 두 의원이 만나 합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물밑에서 노력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개월 간 사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의원들 내부적으로도 ‘막말 사태’의 핵심을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기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발언을 들었는지 여부, 황 의원의 대응과 관련해 배후를 의심하는 등 끊임없이 본질을 호도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당진시의회 의원 윤리강령에 따르면 “우리는 시민의 대표자로서 명예와 품위를 유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당진시의회가 의원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의회의 품위를 훼손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은 점을 꼬집고 있다.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황 의원이 고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를 해결하는 과정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안임숙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이번 일로 인해 상당한 진통을 겪었지만 지역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컸다”며 “의회는 물론 여성계와 지역사회가 한층 더 성숙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건 일지

7월 6일  인효식 의원, 7월 의원출무일에서 황선숙 의원 향해 “있으나 마나하다”고 발언.
7월 17일 본지 제1167호 <동료 의원 향해 ‘있으나 마나’ 발언 논란> 기사 보도.
7월 17일 인효식 의원, 황선숙 의원에 사과문자 발송했으나, 황 의원 사과문자 아닌 공개 사과 요구. 
7월 18일 여성단체연합 인효식 의원 규탄 성명서 발표.
7월 18일 황선숙 의원, 인효식 의원 당진경찰서에 고소.
7월 19일 인효식 의원, 안임숙 회장에 ‘꼭 책임져라’ 문자 발송 논란.
7월 20일 새벽 황선숙 의원 입원.
7월 26일 더불어민주당 당진지역위원회 인효식 의원에 사과 촉구 기자회견.
7월 28일 이종윤 의장, 양창모 부의장, 황선숙 의원, 인효식 의원 중재 회담. 인 의원 사과 의사 표명.
8월 10일 인효식 의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황 의원에 대한 사과 내용은 포함되지 않음. 맞고소 의사 표명.
8월 11일 황선숙 의원 기자회견 열고 인 의원의 사과문에 따른 입장 표명.
8월 24일 당진참여연대 “조속한 사태 수습과 대시민 사과 촉구” 성명 발표.
8월 24일 박종희 당진시 문화관광과장과 이권배 면천읍성복원사업추진위원장이 중재자로 참여해 양 측 의원 합의서 작성. 황선숙 의원 고소 취하로 사건 마무리.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