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17.10.13 21:32
  • 호수 1178

[독자마당] 최병부 당진문화원 대의원
추억의 메밀꽃 필 무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볕더위와 기습적으로 쏟아지는 소나기로 얼룩졌던 여름은 가고, 오곡이 영글어 가는 가을을 맞아 당진문화원에서는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으로 향토문화 유적지 탐방을 실시하였다.

42명의 문화가족은 당진문화원을 출발하여 강원도 평창으로 향했다. 차창밖에는 서서히 찾아오는 청명한 가을 향기를 마음껏 누리면서 계절이 스쳐간 여운 속에 마음은 마냥 아쉬워만 가고 햇볕이 따스하게 비치는 먼 산등성이 위에도 가을은 오고 있었다. 이날 버스에서 참가 회원을 소개하는 자리가 이뤄졌다. 나는 마이크를 잡고 ‘인생에 있어서 3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사람의 좋은 습관 3가지는 일하는 습관, 운동하는 습관, 공부하는 습관이다. 인간을 감동시키는 3가지 액체로는 땀, 눈물, 피다. 남에게 주어야 할 3가지는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 슬퍼하는 이에게 위안, 가치 있는 이에게는 올바른 평가를 해야 한다. 내가 진정 사랑해야 할 3사람으로는 현명한 사람, 덕 있는 사람, 순수한 사람이다.

반드시 인간이 소유해야 할 3가지는 건강, 재산, 친구이다. 그리고 인간의 3가지 후회는 참을 걸, 즐길 걸, 베풀 걸이다. 또한 살면서 한 번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3가지로는 시간, 언어, 기회이며, 살아가는데 가장 가치 있는 3가지는 사랑, 자신감, 긍정적인 사고다. 또한 성공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3가지는 근면, 진실성, 헌신과 전념이며, 실패하는 사람을 만들어주는 3가지는 술, 자만, 화냄이 있고 인생에 있어서 한번 무너지면 다시 쌓을 수 없는 것 3가지로는 존경, 신뢰, 우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우리는 무이 예술관에 도착하였다.

2001년 폐교된 봉평초등학교 무이 분교를 개조하여 스튜디오 프로그램으로 개관한 무이 예술관은 조각가, 화가, 도예가, 서예가 4명의 예술인이 힘을 합쳐서 만든 예술 전시관이었다. 교실 내부에는 메밀꽃을 모텔로 한 다양한 그림과 생활도자기, 소하서체를 개발한 이천섭 서예가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외부에는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난 조각품들을 두루 살펴보았다. 이렇게 화가, 서예, 도예, 조각가의 작업실이자 오픈 스튜디오로 활용하는 모범적인 예술 프로젝트의 사례였으며, 예술 전시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보다 쉽고 다양한 예술품들을 접할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었다.

봉평면은 이효석 선생의 대표적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자, 선생이 나고 자란 봉평은 하얀 메밀꽃으로 장관을 이뤘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꽃은 온통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표현한 ‘메밀꽃 필 무렵’ 처럼 평창 봉평면은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허 생원이 봉평에서 대화 장으로 향하거나, 성 서방네 처녀와의 추억을 그리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메밀밭이다.

그 다음 찾은 곳은 이효석 문학관이다. 이효석 문학관에서는 가산 이효석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문학전시실에서는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또 창작실과 문학세계를 다룬 영상실, 옛 봉평 장터 모형 등 을 설치하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매년 9월이면 ‘메밀꽃 필 무렵’ 봉평에서는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가산 이효석의 문학적 가치를 드높이고 이 땅에 가산문학의 기반으로 많은 문학인이 함께 공감하며 문학의 즐거움을 함께하고자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지에서 자연과 문학이 함께하는 축제가 더욱 빛나기를 기원한다.

이것으로 오늘의 향토문화 유적지 탐방을 마치고, 버스에 올라 귀가 길에 오르니 또 하나의 추억을 쌓는 기회가 되었고, 나의 인생 노트에도 아름다운 기억의 한 페이지로 남겠지만 다시 올 수 없는 것이기에 그 순간순간이 더욱 소중하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