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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 잃고 얼마나 애태울까, 다른 생각 할 수가 없었죠” - 3천만원 돈가방 주인 찾아준 강정규씨(당진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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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이사람

3천만원 돈가방 주인 찾아준 강정규씨

“이돈 잃고 얼마나 애태울까, 다른 생각 할 수가 없었죠”

“이 돈을 잃고 얼마나 애태우고 있을까 싶어 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었죠.”
지난 27일 새벽예배를 다녀오던중 읍내리 외곽도로변에서 3천만원이 든 돈가방을 주워 주인에게 되돌려줘 훈훈한 화제가 되었던 당진읍 강정규(여, 58세)씨. 읍내리 3구에서 남편과 농사를 짓는 강씨는 돈가방안에 유일하게 들어있던 신분증을 단서로 수소문한 끝에 주인을 찾아 되돌려주기 직전까지 아무일도 손에 잡히질 않았다고 당시의 ‘충격’을 솔직하게 전했다.
연락을 받고 급히 강씨의 집을 찾아온 이는 송전탑을 세우는 모 건설회사의 직원이었으며 가방안에 들어있던 돈은 이 회사 직원들의 3월달치 봉급이었다. 그러나 정작 강씨는 이 사실이 매스컴에 보도되기 전까지 가방안에 얼마가 들어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가방주인은 강씨가 자전거를 타고 새벽예배를 보러 간다는 사실을 알고 오토바이를 구입하라며 사례금으로 1백만원을 건넸으나 강씨는 이 돈조차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쓰여지길 바라며 전액 자신이 다니고 있는 중앙성결교회에 헌금해 또한번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30년이 넘도록 남의 농사를 짓는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그같이 큰 재물앞에 초연할 수 있었던 것은 ‘남의 것’이라며 돈가방을 만지지도 못하게 한 진실하고 바른 성품을 지닌 남편 최병은씨의 단호함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돈가방을 주웠을 당시 비록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으나 ‘하나님이 보고 계시다’는 것을 맨 먼저 의식했다는 강씨의 말에서 소박한 신앙인의 자세가 미담을 만든 또 하나의 근원이었음을 엿볼 수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여기저기 알려지니 쑥스럽기만 하다”는 강씨는 ‘덕분에’ 주위의 격려를 한몸에 받고 있다. 허리병을 고치려고 얼마전부터 다니고 있는 온양의 수영장에서는 한달치 교습비를 감해주었고, 지난 1일에는 이청준 당진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과 은수저 셋트를 받기도 했다.
그런 반면 이로인해 강씨는 요즈음 한가지 간절히 기도해야 할 일이 생겼다. 자신은 단번에 ‘선한 시민’으로 유명해졌지만 정작 가방을 잃었던 그 사람은 직장상사 앞에 반성문 써내느라 고충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분에겐 미안한 마음 뿐이에요. 알려지지 않았다면 조용히 넘어갔을텐데... 무사히 직장생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지요.”
운산에서 당진으로 이사온지 30년. 농협빚까지 얻어 네아들을 훌륭히 키워낸 강정규씨와 ‘자식들에게 물려줄 것이 없어’ 힘이 다하는 날까지 일하며 살겠다고 아파트 경비로 뒤늦게 취직한 남편 최병은씨.
높은 사람들의 부정비리소식이 연일 지상을 오르내리는 황량한 요즈음에 비록 가난하지만 정직과 진실을 재산으로 여기고 살아온 이들 부부가 새삼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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