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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의 공구셋트 망령이 되살아나는가?

95년 6월 23일 (주)한보철강 1단계 준공식 장면을 우리군민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한보에서는 준공식이 끝나면서 리ㆍ반장을 통해 관광차로 동원된 수천명의 우리지역 주민에게 걸인취급하듯 도시락과 공구셋트를 집어던졌고 주민들이 서로 먼저 받으려고 하는 온갖 추태속에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주민의 자존심이 무참히 짓밝혔던 그 기억은 우리에게 아직도 상처로 남아있다.
이제 한보가 부도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주민들의 관심이 석문국가공단에 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유공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 3월 12일 2박3일동안 장고항리 주민 39명이 울산공장을 견학하는등 인근지역주민을 비롯 사회단체들도 앞다투어 현지견학을 다녀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군의회와 개발위에서도 23~24일 양일동안 여천과 더불어 울산공장을 둘러보고 왔다.
주민과 사회단체들이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는 것은 진정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자세일 것이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일부 주민들의 석연치않은 태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군의회 일행의 유공견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주민과 사회단체 견학경비를 유공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정으로 지역환경을 걱정하고 후손들에게 경제적 풍요와 복받은 땅을 물려주기 위한 취지라면 우리의 돈으로 가야한다. 유공의 지원을 받아 다녀온 주민들이 유공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는가.
둘째로 견학일정 및 내용이 지나치게 형식적인 점이다. 유공 임직원들의 격식있는 브리핑과 성대한 식사, 호텔급 숙소에서 투숙하고 경주관광까지 곁들이는 견학일정속에 석유화학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을 만났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해당지역 환경단체의 도움을 받았다는 소식은 더욱더 들리지 않는다.
두세시간의 공장견학으로 환경피해가 없다고 장담하는 일부주민들에게 경솔한 말한마디로 인해 이후 지역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의견을 피력할 것을 당부한다.
95년 6월 23일의 한보철강 준공식 장면이 떠오른다. 우리지역 주민을 비웃던 시선들이 떠오른다. 우리의 아픈 교훈은 한보준공식 한번으로 족하다. 우리군민은 더이상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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