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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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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락초 초임교사 한소진 씨와 나홀로 입학생 박진태 어린이(부 박상복·모 이은비)
한 명의 제자, 한 명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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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4일 대만 체험학습 등 모두 무료 지원
작은 학교 알고 싶다면 ‘교환학습’으로

▲ 한소진 교사와 신입생 박진태 학생

가장 멀고, 가장 작은 학교
당진시내에서 굽이굽이 길을 따라 30분 쯤 가면 소담한 운동장에 곧게 뻗은 소나무가 자리한 초락초등학교(교장 허용범)가 나타난다. 당진에서 가장 멀고 본교 중에서 전교생 수도 가장 적은 초락초등학교의 전교생은 단 11명. 점점 학생수가 줄어 올해는 단 한 명의 학생만이 입학했다. 삼봉초등학교 난지분교 마저도 올해 입학생이 2명 뿐이다. 더구나 초락초등학교 2학년과 5학년은 학생이 없다. 3학년과 4학년은 각 2명 씩, 6학년이 6명의 학생으로 유치원 원아 6명을 포함하면 17명이 다니는 ‘작은 학교’다.

“벌써 학생 파악했죠”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1학년 1반에는 박진태 학생과 한소진 교사가 눈을 맞추고 수업을 한다. 학생이 한 명이기에 오로지 선생님의 관심은 진태 학생에게만 맞춰있다. 입학한 지 20여 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진태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다른 것보다 알까기 놀이를 할 때 집중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수업도 진태 한 명에게 맞춰 진행한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따라 그리고, 색칠하기 수업을 한다. 한소진 교사는 “학생이 진태 한 명이다 보니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며 “‘진태가 좋아하느냐 마느냐’에 초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첫 제자인 진태에게도 한소진 선생님은 첫 스승이다. 한 교사는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찾고, 진태가 흥미를 가질 만한 수업을 구성한다. 교과 학습도 진태 눈높이에 맞춰, 어느 정도 습득했는지 바로바로 확인하면서 진행한다. 하지만 가끔 진태가 “전학생은 언제 오냐”고 물을 때 안타깝기도 하다고. 한 교사는 “교과 학습 중, 짝꿍과 인사하기 등이 수업이 있다”며 “그럴 때 진태 한 명이라 안쓰럽지만 사전에 진태에게 맞춰 교과 과정을 편성한다”고 말했다. 진태는 “선생님과 노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진태를 본 지 얼마 안됐지만, 가능성이 많은 아이라는 것을 알아요. 또래에 비해 할 줄 아는 것도 많고요. 진태가 행복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게 제가 열심히 도와야죠.”

작은 학교가 강하다
하지만 한 반에 30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작은 학교만의 장점이 있다. 전교생이 11명이기에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담임교사는 물론 교직원 모두가 11명의 이름과 개성, 특기 등을 파악하고 있다. 당연히 개개인에 맞춘 교육이 이뤄져 한 명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인근에 위치한 삼봉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1명의 선생님 당 20여 명의 유아를 담당하고 있는 반면, 초락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6명의 원아를 돌본다. 허용범 교장은 “학생 수가 적지만 그만큼 아이들에 맞춰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체험학습·프로그램 무료
또한 다양한 체험학습과 프로그램이 무료로 지원된다. 다음달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대만 체험학습 역시 전교생 모두 무료다. 생존수영 프로그램을 배울 땐 전교생에게 수영모와 수영복, 물안경, 아쿠아슈즈가 제공됐으며 원아들에게는 물통까지 지원됐다. 또한 체육활동을 위해서는 체육복 상하의와 바람막이 점퍼까지 학교에서 지원했다. 올해 역시 방과후 돌봄교실에서 이뤄질 중국어와 소프트웨어(코딩교육), 영어, 무용, 댄스 동아리 등도 모두 학교에서 전적으로 지원해준다.

최대 6개월 간 교환학습·통학버스 지원
한편 초락초에서는 교환학습이 가능하다. 교환학습은 최대 6개월까지 가능해, 초락초에서 수업을 다니며 다양한 체험학습과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하다. 이후 전학도 가능하며 특히 동 지역의 경우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아 초락초에 입학·진학할 수 있다. 또한 통학버스도 운영하고 있어 시내에서도 등하교가 가능하다. 허용범 교장은 “초락초에서 이뤄지는 모든 현장체험과 프로그램 등은 무료”라며 “큰 학교에 적응을 못하거나 작은 학교에서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이라면 교환학습을 활용해 적성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개별화·집중화 교육 가능”

“전교생이 1200명인 큰 학교에서 근무한 적도 있어요. 반면 초락초는 11명이죠. 이곳에서는 개별화 및 집중화 교육이 가능해요. 큰 학교에서는 수업에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작은 학교에서는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죠. 작은 학교는 사라지면 안 돼요. 학교는 지역사회의 문화 중심지이자 구심점입니다. 앞으로 인근 학교와 통합 교육 등을 통해 작은 학교의 장점을 극대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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