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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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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 장 덕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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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등지는 주민도 생길 것이다

60년대 이후 영남지방에는 공단이 여기저기 생겼다. 울산, 구미, 창원, 마산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경상도 출신 대통령의 고향사랑이 얼마나 지극했던지 자기 고향사람 잘살게 하려고 주요 공업시설을 거의 모두 영남지방으로 한정했던 것이다. 호남 푸대접, 충청 무대접이라는 말은 이래서 생겨났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일방적인 편중개발이 그 지역에 득인지 해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공업화는 필연적으로 공해와 환경파괴로 이어지고 인간이 살기 힘든 곳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영남이외 지역에서 푸대접한다고 아우성을 치자 선거용으로 몇곳에 가뭄에 콩나듯 공장을 세웠다. 대표적인 곳이 호남의 여천공단이다. 여천공단이 조성된 것은 불과 20여년전이며 80년대 중반 국가공단으로 지정되고 주력업종은 누구나 알다시피 석유화학공업이다.
최근에 조성된 공단임에도 불구하고 공해가 극심해서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단주변 사람들은 이곳에서 살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앞바다는 시커멓게 썩어가고, 땅은 중금속으로 오염되고, 대기는 숨쉬기 거북할 정도로 변하고 있다. 정부는 정밀조사를 벌인 후 주민들의 이주를 결정했다.
석유화학공업단지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곳이 또 있다. 바로 우리의 이웃인 대산공단이다. 대산에 입주한 업체들은 한결같이 공해방지시설이 완벽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항상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고, 주민들은 피부병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기형가축이 태어나고 공장굴뚝에서 내뿜는 매연과 불꽃으로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또 바다로 무엇을 방출하는지 어패류가 죽어가고, 기형물고기가 생겨난다.
10년전 주민들은 선택된 땅이라고 좋아했으나 지금은 폐허의 땅이 되어버렸다. 바람부는 날이면 매연이 우리군내 대호지와 석문에까지 날아와 피해를 주고 있다. 한마디로 석유화학공단 주변은 사람 살 곳이 못된다. 대산공단주변 사람들도 이주를 서두르고 있다.
석유화학공업의 피해가 이렇게 심각한데 석문공단에 유화공업의 대표적인 기업인 유공이 입주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유공이 우리고장에 입주하는 것을 찬성할 수 있겠는가. 유공에서는 별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명분으로 지역주민을 울산공장으로 초청하고 있는데 방법에 문제가 있다.
몇시간 살펴보고 공해발생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더욱이 극진한 대접을 받은 순진한 주민들은 판단력을 잃고 유공의 입장에 마지못해 동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런 얄팍한 짓은 중단되어야 한다.
유공은 당진군민들을 회유하려고 여러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민들을 울산으로 초청하여 견학과 관광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 지역의 몇몇 인사들은 공장유치가 불가피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대다수 군민들은 그들의 옳지못한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화와 더불어 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대세라 하더라도 공해와 환경파괴는 최소화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일단 유공이 들어오면 석유화학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입주하고 더욱이 국가공단이므로 군행정력으로는 통제불능상태로 빠질 것이다. 그러면 당진군도 대산ㆍ여천공단처럼 공해로 고통을 받고 고향을 등지는 주민도 생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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