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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8.06.10 03:26
  • 호수 1211

[독자의 글] 주인 없는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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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대한민국월남참전자회 당진시지회장

몇 개월이 지났을까. 이제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나. 주인 없는 운동화를 보며 난 오늘도 전화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난 너의 얼굴도 모르고, 어디에 사는지도 모른다. 주인 없는 운동화는 할아버지 책상위에서 오늘도 너의 소식만 기다리고 있단다. 전화가 올 적엔 혹시 운동화 주인인 줄 알고 빨리 받아보아도 너의 전화가 아닐 적엔 실망이 크단다.

넌 지금 어디에서 살고 있으며, 네가 좋아하는 운동화는 찾지도 않느냐. 신을 보면 4~5살 정도인데, 네가 신발을 신고 다닐 적엔 친구에게 자랑도 하였을텐데, 또 잠잘 적엔 사랑스러워 껴않고 잠에 들텐데…. 며칠 신지도 않은 새 신발인데 넌 왜 전화도 없니, 오늘은 연락이 오겠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소식은 없고 세월만 가는구나. 새 신발 신어보지도 못하고 신발을 놓고 갔느냐. 할아버지는 네 신발을 앞에 놓고 오늘도 네 소식을 기다리고 있단다. 빨리 소식을 다오. 너는 신을 신어보지도 못한 채 네 발은 크고 있겠지. 네가 와서 신어 발에 맞지 않으면 이 할아버지가 늦게 신문에 이 소식을 낸 것을 책임 있기에 아주 예쁘고 좋은 신발을 사서 선물하마. 할아버지가 오늘이라도 소식이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가 돌려주마.

너에 신발은 지금도 말 없이 할아버지 곁에서 네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린단다. 네가 소식이 없어 연락이 없다면 네 예쁜 운동화는 어떻게 하지.

할아버지는 70이 넘었다. 만일 할아버지가 죽기라도 하면 네 신발은 어디에 두고 가야할 지 고민에 잠도 안 온단다.

지금쯤 여름용 신발을 신을 터인데, 겨울은 다 지나고 활짝 핀 꽃은 지고 있으니 우리 집에 놓고 간 물건은 다 찾아서 주인한테 돌려줬는데 너만 소식이 없구나. 이 할아버지는 할머니한테 하루 일하면 일당을 받는단다. 그래서 네 신발 새 것으로 사줄 돈도 있단다. 빨리 소식을 다오. 네 신발을 보면 지난 할아버지 옛날 생각이 든단다. 부잣집 아이들은 운동화를 신고 다녔지만 할아버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네 신발 같은 비싸고 좋은 신발은 구경도 못했단다. 빨리 소식을 다오.

넌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느냐. 할아버지는 널 위해 오늘도 일기를 쓰며 소식보기를 기다리고 있단다.

>> 독자 김동명씨는
대한민국월남참전자회 당진시지회장
신평면 도성리 대아우렁이식당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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