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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교육현장을 가다 12 제주시 애월읍 더럭초등학교
폐교 위기에서 본교로 승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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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평 다가구주택 짓고 도시민 끌어와
3자녀 이상·대도시 거주 등 조건 충족해야

 

제주시 애월읍의 작은 학교 더럭분교는 알록달록한 색을 입혀 예쁜 학교로 소문났다. 하지만 이제는 더럭분교가 아니다. 전교생 17명에서 101명으로 늘어나며 더럭초등학교로 지난 3월 승격했다. 폐교 위기에 놓였던 더럭분교가 이제는 당당히 초등학교의 간판을 걸고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어떻게 본교가 됐을까?
제주도 역시 읍·면 지역은 농촌 인구 감소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줄어든 지 오래다. 애월읍의 상가리와 하가리 역시 마찬가지였고, 그 사이에 위치한 더럭초등학교(교장 장승심)도 학생 수가 점점 줄어갔다. 겨우 전교생 17명. 교육청으로부터 적정규모 학교 육성의 일환으로 통폐합 공문이 내려왔다. 당시 근무하던 이완국 분교장은 문서를 들고 하가리 장봉길 이장을 찾아갔다.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을 가졌던 장봉길 이장을 중심으로 학교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다가구 주택 들어서
2012년 삼성전자의 기부 사업으로 진행됐던 ‘고화질 슈퍼아몰레드 컬러 프로젝트’에 더럭분교가 선정되며 학교 벽이 무지개 색으로 칠해졌다. CF를 통해 전국에 알려졌고,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더럭분교를 찾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학생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정주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은 농어촌 소규모학교 육성 지원사업을 통해 공동주택 건립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20가구의 다가구주택이 마련됐다.

제주도민도 입주 못해
하가리의 다가구주택은 제주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0억 원을 지원 받고, 마을에서 7~8억 원의 자부담으로 마련됐다. 실평수 30평인 이 주택은 방 3개에 화장실이 2개며 거실과 주방, 다용도실이 갖춰져 있다. 놀라운 건 임대가격이다. 보증금 200만 원에 1년 250만 원의 세를 내면 된다. 현재 20가구 모두 입주한 상태로 입주 희망자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제주도민은 입주가 불가능하다. 제주도에서 거주한 적이 없어야 하며 인연이 있는 사람도 안 된다. 또 자녀는 3명 이상인, 부부가 같이 사는 가족이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대도시 사람만 입주할 수 있다. 장봉길 이장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은 모두 더럭초와 같이 학생수 부족의 문제를 안고 있다”며 “그들이 이곳으로 전학을 오면 작은 학교 살리기의 의미가 변색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 다가구주택에 살며 더럭초에 다니는 학생이 전교생의 절반을 넘는 55명이다. 

악기 교육으로 내실화 기해
더럭초 역시 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고 있다. 앞서 전교생이 17명이 전부였을 당시, 이완국 분교장은 학생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승무북을 가르쳤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승무북 공연을 한다는 소문이 나며 제주도는 물론 전국 무대에 올랐다. 또 다도 명상 시간을 갖고 인성을 길렀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행복해 하니 학부모들의 관심도 모아졌다.
또한 장승심 교장이 지난 3월 부임하면서 악기 교육에 중점을 두고 한 학생이 한 개 이상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1~2학년은 바이올린, 3~4학년은 우쿨렐레, 5~6학년은 통기타와 우쿨렐레를 배우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미니인터뷰 장봉길 하가리 이장

“의지만 있다면 가능”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건을 포함해 환경적인 요건들이 필수적입니다. 주민의 의지만 있다면 동문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등 여러 방법으로 여건을 만들 수 있죠. 또 이제는 민선자치 시대입니다. 행정과 대화가 가능해요. 지자체, 그리고 기초의원들과 협의하며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 학교를 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를 살리기 위한 많은 방법들을 실제로 보고 듣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미니인터뷰 장승심 더럭초 교장

“학생 개개인에 관심”

“작은 학교이기에 개별화 교육이 가능하죠. 1인 1악기 교육을 할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입니다. 또한 교직원 모두가 학생을 알아요. 관심으로, 애정으로 학생들을 대하니 아이들이 바르게 클 수밖에 없죠. 앞으로도 더럭초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알차고 행복한 교육을 실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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