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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의 가르침을 되새기다
[지역의 공동체를 일구다 19] 성균관유도회 당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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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전·고유제·봉심 등 제향의식 봉행
충효교실 및 서예·강독회 등 운영
“종교 아닌 학문적·사상적 지향”

해방 직후 사회적 혼란 속에서 성균관유도회가 시작됐다. 1945년 11월 30일 성균관 명륜당에서 전국의 유림 1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민족문화의 근간인 유교정신을 바탕으로 사회를 바로 세우자고 뜻을 모았다. 총본부가 생긴 뒤, 유도회는 각 지역으로 퍼져나가 향교를 중심으로 지부가 결성됐다. 1948년 8월 창립한 성균관유도회 당진지부(회장 맹영섭, 이하 당진유도회)는 초대회장인 허윤 선생을 중심을 활동을 시작했다.

“향교는 학교다”
흔히 유교를 종교의 하나라고 생각해 일부에서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유교식 제사 등을 거부하지만 사실 유교는 특정 대상을 신격화해, 복을 기원하기보다,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학문적·사상적 지향에 가깝다.

매년 봄과 가을에 공자를 비롯한 4성 10철 72현에게 올리는 제사인 석전의 경우, 단순한 제사가 아니라 과거 향교가 각 지역의 공립학교 역할을 했을 당시 스승인 성현들에게 올리는 인사와 같은 것이다. 춘기석전의 경우 봄학기를 시작하는 입학식 또는 개강식에 해당하며, 추기석전 역시 가을학기를 시작하며 성현들에게 ‘그 뜻을 잘 배우고 가르치겠다’고 성현들에게 다짐하는 의식이다.

그러나 오늘날 향교와 유교에 대해 잘못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유림들은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맹영섭 회장은 “교육기관이었던 향교의 기능이 학교와 교육청으로 옮겨가면서, 제향의식이 주된 활동으로 남았을 뿐, 향교가 제사를 지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다시 한 번 성현들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 고민하며 유교의 가르침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 다양
한편 당진유도회는 △당진1동 △당진2동 △당진3동 △송악읍 △고대면 △석문면 △송산면 △대호지면 △정미면 등 9개 지회가 소속돼 있으며, 현재 1000여 명의 유림이 등록돼 있다. 여기에는 65세 이하의 유림들이 활동하는 청년유도회와 여성유림들이 참여하는 여성유도회가 속해 있다.

당진유도회에서는 당진향교에서 춘기·추기석전을 집전하고, 새로 취임한 고을의 수령이 향교에 가서 성현들에게 취임을 알리고 인사를 드렸듯 시장·의장·국회의원 등이 당선되면 이들의 취임을 알리는 고유제를 지내고 있다. 또한 매월 음력 초하루, 보름에는 유림들이 문묘에 참배하는 봉심을 올린다.

이러한 제향의식 뿐만 아니라 유교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방학을 이용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충효교실을 개최하고, 절하는 법과 다도예절, 한문과 서예 및 명심보감 등을 가르친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는 당진향교 옆 유현재에서 서예반이 운영되고,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유림회관에서 각각 사서삼경을 배우는 연찬회와, 논어·맹자·대학·중용·소학을 공부하는 강독회가 진행된다. 연륜이 깊은 원로유림들이 강사로 나서며, 유림 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더불어 당진유도회에서는 성년례와 기로연(고령의 문신들을 위로하고 예우하기 위한 연회로, 현재는 노인들을 위한 잔치) 등을 열고 전통문화 및 경로효친 사상의 계승을 위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재극 사무국장은 “당진향교가 전통의 본산이 돼야 한다”며 “당진유도회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원명단> △지부회장: 맹영섭 △부회장: 안광웅 이재실 김성신 △전교: 정덕영 △의전수석장의: 안광웅 △총무수석장의: 차광운 △재무수석장의: 장석순 △교화수석장의: 이정화 △섭외수석장의: 이재실 △연락수석장의: 김원곤 △감사: 남창우, 손흥동 △사무국장: 이재극 △당진1동지회장: 김원곤 △당진2동지회장: 정한영 △당진3동지회장: 인효진 △송악읍지회장: 박시양 △고대면지회장: 안광웅 △석문면지회장: 김철규 △송산면지회장: 박홍원 △대호지면지회장: 김성신 △정미면지회장: 안장환

■문의: 352-5951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미니인터뷰] 정덕영 전교·맹영섭 유도회장“전통문화·교육의 산실”“유교는 누군가를 믿으라는 종교가 아닙니다. 향교 역시 제사를 지내는 종교적인 장소가 아닙니다. 성현들의 가르침을 따르고 본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유교문화와 향교를 체험하는 데 있어 이러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전통문화가 후세에 이어질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향교와 유도회가 고루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나 성현의 말씀과 지혜를 배우는 전통교육의 산실로 거듭 태어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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