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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04.12 18:40
  • 호수 1242

[시론] 장애인들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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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민애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장/당진시수화통역센터장

매해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1년 중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여왕 4월, 우리 장애인들도 파릇파릇한 들꽃과 대지에 피어오르는 봄처럼 다시 활짝 소생하길 바라며, 이 뜻 깊은 계절의 여왕 4월에 모든 장애인들의 염원을 받아 4월20일을 장애인의 날로 기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장애인의 날을 통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에 소통과 어울림의 기회를 넓히고 재활을 꿈꾸는 장애인에겐 그 의지를 부각 시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자 1981년 나라에서 장애인의 날로 지정한 뜻 깊은 날이다. 많은 장애 중에서도 청각장애인인 필자는 어릴 적부터 듣지 못하는 아이로 자라면서 가족과 비장애 친구들 사이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혼자라는 소외감에 홀로 위축되던 많은 날들이 있었다.

문득, 어릴 적 추억 한 가지가 떠오르곤 한다. 그 당시 TV 프로그램 중에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매우 인기 있었다. 가족들과 한 자리에 모여 그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가족들은 배꼽을 잡고 웃고 있는데, 정작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 나로서는 즐겁게 웃는 가족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왜 저렇게 웃을까?’하는 생각하던 옛 추억이 생각나곤 한다. 세월이 흘러 이제 필자는 당진시 수어통역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근무를 마치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TV를 켜는 일이 됐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장애인들의 권익이 향상되며 다양한 사회전반 장애인복지 서비스가 늘고 이제는 드라마나 뉴스, 교양 프로그램 등에 수어통역과 자막속기 서비스가 제공 되고 있다.

덕분에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우리 농인들도 이제는 TV를 통해 다양한 정보와 여가생활의 기회를 다소나마 누리고 있다. 여기서 ‘다소’라는 표현을 쓴 것은 아직도 모든 채널에서 수어통역이나 자막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서이며, 빠른 시일 안에 TV의 모든 채널에서 한글자막서비스나 수어통역 서비스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청각장애인 입장을 대변해 본다.

한국 영화의 경우도 예전에는 자막이 없어서 한 편도 볼 수가 없었고, 자막이 있는 외국영화들만 봤으나, 요즘의 한국영화는 자막 서비스가 제공되어 한국영화를 볼 수 있으니,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어 예전보다 참 많이 좋아졌다.

우리 수어통역센터에서는 매주 화·목요일 저녁시간에 농인 강사를 모시고 수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에는 비장애인들의 수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많은 수강생들도 함께 수어를 배우고 있다. 비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장애를 이해하고 장애인과 더 가까이 다가서려고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

필자는 당진의 여러 가지 작고 큰 행사에 참석하면서 비장애인들이 농인을 만날 때 농인의 인사방식으로 인사하는데 큰 감동을 받는다. 예전과 비교해 볼 때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음을 느끼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의 날은 다가왔다.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표창을 받는 장애인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이들은 불편한 사회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며, 장애인 각자 사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결국은 우리 장애인도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똑같은 사람이기에 남들보다 더한 노력으로 지금의 삶을 일궈온 장애인분들께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장애인의 날 행사가 끝나면 사람들의 뇌리에 장애인이 잊히는 게 아닌지…. 장애인의 날이 장애인을 이해하는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아 숨 쉬는 동안은  장애인을 이해하고, 장애인이 사회 속에서 소외 되지 않도록 장애인도 당당히 자신의 삶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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