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고즈넉한 시골동네에 바람이 분다
■면천에서 하루 보내기

역사와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마을
볼거리·먹거리 풍성 “면천으로 오세요”
한수미l승인2019.05.10 17:51l(1256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면천읍성과 면천면 일대 전경 (사진 제공 : 김형태)

작은 시골마을 면천에 싱그러운 바람이 불고 있다. 아미산과 영탑사, 면천은행나무 등 자연과 역사적 자원이 많은 면천이지만 그동안 크게 관심 받지 못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면천에는 오랜 옛 건물을 리모델링한 문화공간들이 하나씩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동네 사람들만 알았던 작은 마을을 젊은이와 타 지역 사람들까지 굳이 찾아오는 이유는 면천 곳곳에 숨어 있다. 현재 복원사업을 진행 중인 면천읍성을 비롯해, 옛 이야기가 담긴 역사적인 장소들, 그리고 최근에는 면천우체국을 살려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과 옛 자전거포를 고스란히 살려 새롭게 태어난 책방 ‘오래된 미래’가 면천에 자리잡았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마신 면천 두견주가 국민적 관심사를 불러 일으키면서 면천의 스토리는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봄바람이 기분 좋게 소곤거리는 날, 면천으로 여유 있는 발걸음을 내딛어 보는 건 어떨까.

▲ 4. 복원 된 면천읍성의 남문 옹벽


면천읍성 남문에서 시작하는 면천여행

면천 여행은 면천읍성 남문에서 시작하면 좋다.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면천읍성 복원사업 가운데 현재 남문과 성벽 복원이 완료됐다. 면천읍성은 1439년(세종 21년) 당시 왜구의 약탈을 막기 위해 쌓은 관방읍성이다.

둘레가 1558m에 이르며 그 안에는 우물과 객사 등 관아 건물이 자리해 있던 곳이다. 남문은 성문을 보호하면서도 적군을 사방에서 공격할 수 있는 옹성으로 축조됐다. 그 위에는 남문의 누각인 원기루가 서 있다. 남문을 통과하면 면천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삶을 일궈온 동네가 나오며, 복원 중인 객사도 볼 수 있다.

▲ 3. 60년 된 건물을 살려 만든 책방 ‘오래된 미래’

책방으로 살아난 오래된 미래

깨 볶는 고소한 향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옛 면천초등학교가 나온다. 그 앞에는 요즘 많은 이들이 찾는 책방 오래된 미래가 나온다. 60년 전에 지어져 한 동안 자전거포(자전거수리점)로 운영됐던 이곳은 아늑한 책방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이 주를 이루는 요즘 오래된 미래에서는 시골 책방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는 곳곳에 숨겨진 옛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그림책과 시집, 소설, 여행 관련 서적과 독립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책, 그리고 오래된 미래를 운영하는 지은숙 대표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아기자기한 모습에 한동안 발길과 마음을 멈추게 만드는 곳이다.

셋째 주 수요일인 오는 15일 오후 7시에는 영화 <내 사랑>을 함께 볼 수 있는 자리도 만들었다. 이밖에도 독서모임이 운영 중이며 앞으로 그림책 모임도 진행될 예정이다.

면천은행나무와 영랑아씨

책방을 뒤로 하고 잠시 옛 면천초등학교를 들려보자. 면천읍성 복원사업으로 면천초등학교가 이전한 자리에 시발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 옆엔 천연기념물 제551호로 지정된 면천은행나무가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옆엔 영랑효공원이 잘 가꿔져 있다.

조롱거리는 새소리와 나비가 날아다니는 한갓진 공원이다. 이 은행나무와 영랑효공원에는 복지겸 장군의 딸, 영랑에 대한 설화가 내려오고 있다. 면천에 살고 있던 고려의 개국공신인 복지겸 장군이 병으로 누워있자 그의 딸 영랑이 백방으로 약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했고 영랑은 아미산에 올라 백일기도를 정성껏 드렸다.

그랬더니 마지막 날에 신선이 나타나 진달래를 사용해 두견주를 빚어 100일 후에 마시고 그곳에 은행나무를 심은 뒤 정성을 드리면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영랑은 이 말을 듣고 그대로 했더니 아버지 복지겸 장군의 병이 나았다고 한다.

 

▲ 5. 진흙 속에 핀 연꽃이 군자와 같다며 이름 지어진 ‘군자정’

군자정과 3.10만세운동 기념비

영랑효공원 앞에는 군자정이 있다. 군자정은 고려 공민왕 2년(1352년)에 지주사인 군수 곽충룡이 수축한 연못이다.

연못 가운데 원형이 섬이 만들어졌으며 위에 팔각정이 지어졌다. 이 연못에서 핀 연꽃이 진흙에서 나왔으나 물들지 않고 군자와 같다하여 군자정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군자정을 두르고 고목이 서 있어 넓은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군자정에서 나와 발걸음을 옮기면 면천3.10만세운동 기념비가 서 있다. 면천3.10만세운동은 면천공립보통학교 학생들이 1919년 3월 10일에 일으킨 독립만세운동이다. 순수한 학생들이 주도해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도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3.10만세운동을 기념하며 세운 기념비에는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 예술의 옷을 입고 다시 태어난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미술관

기념비를 나와 옛 면천초를 등 뒤에 두고 언덕을 올라가면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은 과거 면천우체국 청사였던 곳을 되살려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최대한 우체국의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리고, 예술의 옷을 입혔다. 현재 1층에서는 도자조형작가이자 서양화가인 연우 이기정 씨의 초대 개인전이 이뤄지고 있다.

미술관 2층에 오르면 잠시 쉴 수 있는 아늑한 카페가 나온다. 무인카페인 이곳에서는 준비된 원두를 직접 갈아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 또한 ‘나도 작가 체험’으로 작은 나무판에 그림을 그려 넣어 전시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옥상으로 나오면 또 다른 면천의 모습이 보인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저 너머 대숲까지 한 눈에 보인다. 그리고 그 위를 떠다니는 배도 만날 수 있다.

▲ 1. 면천 주민들이 함께 손수 모아 만든 대숲바람길

주민들이 만든 대숲바람길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을 나와 잠시 바람 따라 걸어보자. 영랑효공원과 미술관 사이 길로 향하면 대숲바람길이 나온다. 방치돼 있던 곳을 면천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이곳은 그 이름처럼, 대숲사이를 거닐면서 솔솔 부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기 좋은 길이다. 짧지만 천천히 마음의 여유를 갖고 바람에 나부끼는 댓잎소리, 새소리, 그리고 자신의 발자국소리에 귀 기울이며 맑은 공기를 만끽해보자.

▲ 2. 연암 박지원이 면천군수로 재직 당시 만든 골정지

연암 박지원이 걷던 골정지

대숲바람길에서 바로 갈 수 있지만 아직 조성되지 않았기에, 왔던 길을 돌아서 미술관을 지나치면 골정지를 만날 수 있다. 연암 박지원은 1797년부터 1800년까지 면천군수로 재직했을 당시 버려진 연못을 주변의 농경지로 관개하기 위해 수축한 곳이다. 골정지 위에는 ‘하늘과 땅 사이의 한 초가지붕 정자’라는 뜻의 건곤일초정이 있다. 봄이면 골정지를 둘러 싼 벚꽃들로, 여름에는 연못 위 연잎들로 하여금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그 사이 위치한 건곤일초정에서 잠시 앉아 쉬어 보며 둘러 본 면천읍성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대영 학예사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왜구 막기 위해 쌓은 면천읍성

1914년 행정구역이 개편되기 전까지 면천이 당진을 관할했죠. 면천에 관아와 객사가 있었어요. 관아는 관원들이 정무를 보던 곳이었고, 객사는 임금의 위패를 모시던 곳이었죠. 면천읍성은 당대에서도 빨리 축조한 편에 속해요. 서해를 넘어 농업지역인 당진에 침입해 오는 왜구를 막기 위해서 조선시대에 축조됐죠.

하지만 면천읍성의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했을 뿐 그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살진 않았어요. 향교 주변에 양반들이 살고 있었고요. 조선시대 중기와 후기로 넘어가면서도 읍성에서 치열한 전투는 일어나지 않았어요. 동학농민운동이 거의 유일한 전투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더욱 성 관리가 안 됐고 성문까지 사라지게 됐죠.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훼손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는 일본에서 관아와 객사부터 장악에 나섰어요. 그래서 객사 자리가 옛 면천초등학교가 되고, 관아가 옛 면천면사무소가 됐죠. 현재 당진시에서 옛 면천초등학교 자리에 시발굴 조사를 하고 있어요. 지금 보면 면천 은행나무 옆에 객사의 주춧돌을 볼 수 있어요. 또 학교의 스탠드를 걷어 내면 아마 읍성의 북쪽 사면이 드러날 거예요. 그 시대를 지나 원동저수지가 생길 때 면천읍성의 벽돌을 빼 내 사용했어요. 그때 많이 훼손됐죠.

관아·객사·성안마을 등 복원

면천읍성은 현재 60%정도가 복원됐어요. 남문과 그 주변, 군아와 감영에 속한 장교가 근무하던 장청 내부 복원이 이뤄졌어요. 현재는 성안 마을 일부와 서남칠성과 동남칠성을 복원 중에 있어요. 앞으로 이 내부는 성안마을 2차 사업으로 관아와 객사가 복원될 예정이고 마당 등도 생기겠죠.

 

<맞춤형 코스 추천>

읍성 안 둘러보기
: 면천읍성 남문 ▷ 책방 <오래된 미래> ▷ 3.10만세운동 기념탑 ▷ 군자정 ▷ 영랑효공원 ▷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 ▷ 대숲바람길 ▷ 골정지

면천 둘러보기
: 면천읍성 코스 ▷ 두견주전수보존관 ▷ 복지겸장군 생가 ▷ 영탑사

더 멀리 둘러보기
: 면천 ▷ 아그로랜드 ▷ 아미산·몽산 ▷ 아미미술관

 

<함께 가면 좋을 곳들>

△ 영탑사
면천면 성하리 상왕산에 있는 절. 통일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하며,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이 지금의 대방 앞에 오층석탑을 세우고 영탑사라 이름지었다. 오래된 고목들이 역사를 말해준다. 고즈넉한 풍경에 조용하고 한적해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주는 장소다.
- 주소 : 면천면 성하로 139-33
- 문의 : 356-3204

△면천두견주전수교육관
진달래 꽃잎으로 담그는 향기 나는 술 두견주를 제작하고 체험하는 전수교육 공간으로 면천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위치 : 면천면 성하로 250
- 문의 : 355-5430(주말 휴무)

△아미산
당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높이는 349m다. 남북으로 분수령을 이루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다불산이 뻗어 있다.
- 위치 : 면천면 아미로 354-2 (내포문화숲길아미산방문자센터)

△복지겸 장군 묘역
고려 개국공신인 복지겸 장군의 묘역으로 사당(무공사), 내삼문, 외삼문, 재실 등이 건립돼 있다. 해마다 음력 10월 1일이면 면천복씨 문중에서 향사를 올리고 있다.
- 위치 : 순성면 양유리 678-5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면천과 예산 경계에 위치해 있다. 산책하고 구경하고 목장체험까지 가능한 ‘체험목장’으로, 푸른 초원에서 목가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으며 다양한 낙농체험을 하는 재미가 있다.
- 위치 : 예산군 고덕면 상몽리 442-1
- 문의 : 356-3154

△아미미술관
폐교된 농촌학교였던 곳을 미술관으로 되살린 곳. 당진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았다. 현재 ‘2019 아미의 작가들’과 ‘숲을 거닐다’ 전시가 진행 중이다.
- 위치 : 순성면 남부로 753-4
- 문의 : 353-1555

△면천막걸리 주조장

생 막걸리로 살아있는 막걸리로 열처리를 하지 않아 유산균이 살아 있어 보통의 막걸리와는 다른 면천막걸리. 주조장이 면천에 위치해 있다. 

- 위치 : 면천면 동문1길 11-2

- 문의 : 356-0377

 

 

<동네사람이 추천하는 면천 맛집>

볼거리도 많은 만큼 먹거리도 풍성한 면천이다. 특히 여름이면 더위를 잊게 해주는 시원한 콩국수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면천을 찾는다. 또한 기운을 복돋는 어죽과 추어탕도 유명해 먼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 올 정도다. 이밖에도 토속음식인 청국장 맛집도 함께 소개한다.


에이스식당
“점심시간이 지나면 그날 준비한 재료가 소진돼 맛보기 어려운 맛집. 서리태로 만들어 진한 콩국물과 쑥을 넣고 반죽해 쑥향 가득한 면이 싱그러움 마저 느끼게 한다.”
- 위치 : 면천면 성상리 768-1
- 문의 : 356-6009

초원콩국수
“서리태를 넣어 구수함이 가득한 초원콩국수. 아삭한 열무김치, 부추김치와 함께 먹는 맛도 좋지만,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면이 정말 일품이다.”
- 위치 : 면천면 면천서문1길 70
- 문의 : 356-6838

김가면옥
“3대째 이어오고 있는 맛집. 이곳에서는 옛날 방식의 콩국수를 맛 볼 수 있다. 노란 메주콩을 사용하며 면을 직접 반죽해 숙성을 거쳐 사용하기 때문에 옛맛의 정통 콩국수를 맛볼 수 있다.”
- 위치 : 면천면 면천로 663-11
- 문의 : 356-3019

옛날그집
“국내산 서리태만이 사용하며 반죽에는 부추를 갈아 넣어 건강을 챙겼다. 직접 빚은 부추 고기만두도 꼭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 위치 : 면천면 동문1길 12-7
- 문의 : 354-3009

면천곱창콩국수
“담백하고 고소한 콩국수를 즐길 수 있는 곳. 진한 콩국물에 면 넣고 오이 썰어 넣어 시원함이 한 가득이다. 청양고추와 아삭이고추가 함께 제공된다.”
- 주소 : 면천면 동문1길 12-6
- 문의 : 356-3114

송어촌

"오래된 어죽, 추어탕 집으로 큰 뚝배기에 끓여 가며 먹는 옛 맛집. 곁들여 나오는 반찬도 일품! 먹으면 힘이 불끈 나는 어죽, 추어탕 맛집"

- 주소 : 면천면 면천서문1길 79-4

- 문의 : 356-3122

면천가든
“면천저수지 앞 대표맛집. 칼칼한 어죽 한 그릇에 속이 다 풀리는 느낌이다. 얼큰하면서도 깔끔한 국물맛에 중면을 사용해 식감이 부드럽다.”
- 위치 : 면천면 동미로 56
- 문의 : 356-3572

딸부자집
“깻잎과 들깨가 가득 올라가 향긋하고 고소하다. 민물새우가 함께 들어가 국물 맛이 시원하며 식감도 좋다.”
- 위치 : 면천면 면천로 844-4
- 문의 : 356-4442

부잣집청국장
“직접 띄운 청국장으로, 제철마다 달라지는 나물과 생채 등을 넣어 구수한 청국장과 비벼 먹으면 밥 한 그릇이 뚝딱!”
- 위치 : 면천면 서문1길 79-1
- 문의 : 356-3016

 

 


한수미  d911112@naver.com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수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31785 충남 당진시 서부로 67. 3층 (당진시보건소 맞은편)  |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 : 김예나 기자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예나 기자
사업자 등록번호 : 311-81-07426  |  제보 및 각종문의 : 041-355-5440  |  팩스 : 041-355-2842
Copyright © 2019 당진시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