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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단체탐방] 당진시길고양이보호협회
길고양이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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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물 주면서 관리…중성화수술 후 제자리 방사
“학대하고 없앤다고 길고양이 사라지지 않아

“길고양이들에게 밥과 물을 준다고 고양이들이 더 몰려들지 않아요.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 내에서만 활동하고, 다른 고양이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어 지내던 고양이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일 뿐, 개체가 더 늘어나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길고양이들을 관리하면, 더 이상 배고픔에 쓰레기봉투를 뜯어 동네를 엉망으로 만들지도 않고, 쥐 퇴치에도 도움이 돼요. 그리고 중성화수술(TNR)을 하면 발정 울음소리도 나지 않고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어요.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합니다.” 

 

“길고양이 학대도 범죄입니다”

이따금씩 뉴스를 통해 듣는 끔찍한 동물학대 소식. 그 중에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잔인한 행태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발길질을 하거나 때리는 것은 예사고, 꼬리를 자르거나 통덫에 가둔 채 뜨거운 물이나 페인트를 쏟아 붓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쇠꼬챙이로 찌르기도 하는 등 길고양이에 대한 학대가 계속되고 있다. 당진에서도 이 같은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농약과 같은 독극물을 먹이거나, 화상을 입히거나, 또는 끈끈이에 붙은 아기고양이를 산채로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거나…. 

사람들은 아기 울음소리와 비슷한 길고양이의 발정울음이 소름끼친다며, 쓰레기봉투를 물어뜯어 헤집어 놓는다며 길고양이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다. 이래저래 길고양이들은 찬밥신세다. 때문에 보통의 반려묘가 15년 안팎을 사는 반면, 길고양이들의 수명은 평균 3년에 불과하다.

사람들의 미움을 받으며 천덕꾸리기가 된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캣대디들이 있다. 길고양이도 하나의 생명이기에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 저마다 캣헬퍼(길고양이 돌봄이)가 된 사연은 다양하지만, 하찮은 미물일지라도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뭉쳤다. 당진시길고양이보호협회다. 

“중성화, 공존하는 최선의 방법”

당진시길고양이보호협회(회장 한지희)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한지희, 문지훈, 서광일, 김영숙, 홍성희 씨 등 5명이 모여 시작해, 지금은 660명 이상의 회원이 카페에 가입돼 있다. 공식적으로 당진시에 돌봄이로 등록된 사람은 30명이 넘었다.

이들은 길고양이들이 서식하는 곳에서 각자 물과 사료를 주면서 길고양이를 관리한다. 임신 중이거나 너무 어린 아기고양이 등을 제외하고, 상태가 괜찮은 고양이들을 포획해 중성화수술을 시킨 뒤, 수술을 이미 했다는 표시로 왼쪽 귀 끝을 잘라 다시 제자리에 방사한다. 영역 동물이기에 다른 곳에 방사하게 되면, 기존 영역을 지키고 있던 고양이들과의 싸움에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에게 사료와 물을 주면 ‘당신들 때문에 길고양이가 더 몰려 온다’며 싫어하고 면박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절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그 영역에 살고 있는 고양이를 죽여 없애면, 새로운 고양이가 다시 또 들어와서 살아요. 중성화수술을 통해 개체수를 조절하면서 관리하는 게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홍보 및 교육활동 추진 

당진시길고양이보호협회는 당진시 축산과의 지원을 받아 길고양이 중성화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돌봄과 중성화수술, 그리고 제자리 방사까지 모든 과정을 카페를 통해 공유하고, 투명하게 관리한다. 또한 워크샵과 길고양이 사진전 등을 통해 회원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소통한다. 협회가 운영된 지 3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시스템이 잘 정착해 다른 지역에서 견학 올 정도다. 

이들은 또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심훈상록문화제와 같은 지역의 큰 행사에서 부스를 운영하기도 하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보호교육에도 참여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생명존중과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한지희 회장은 “반려동물이 아이들의 정서에 좋다고 키우다가, 힘들어지면 그냥 버리거나 유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물 자체가 아이들의 정서에 도움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람보다 약한 동물을 책임감 있게 키우고 보살피는 게 진정한 교육적인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려동물을 사서 키우지 말고, 유기동물들을 입양해서 키운다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카페: cafe.naver.com/cathelper
■당진시동물보호소: 356-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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