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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 입력 2019.06.14 20:00
  • 수정 2019.06.17 11:27
  • 호수 1261

[지역사회 돌봄 공동체, 커뮤니티케어 2]
미국 휴스턴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
“환자와 가족이 지치지 않도록 지역이 도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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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파트너십…기부·자원봉사가 핵심
중증 소아 환자 위한 편의 공간 마련

<편집자주>

커뮤니티케어란, 노인이나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집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살면서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탈시설화, 탈중앙집중화 등이 핵심 개념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커뮤니티케어가 화두로 떠올라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시설과 병원 중심으로 돌봄이 제공돼 왔다.

이제는 돌봄의 주체를 기관과 병원에 한정하지 않고 지역 차원에서 돌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거와 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가 통합 구현해야 된다. 본지는 커뮤니티케어, 즉 통합돌봄시스템이 지역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여러 사례를 통해 제언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휴스턴은 미국 남부 텍사스 주의 남동부에 위치해 있다. 20세기 초 이래 석유공업의 대확장과 운하의 완성으로 놀라운 발전을 이룬 도시다. 1900년에서 1950년 사이에 인구가 14배로 급증했을 정도다. 휴스턴은 세계 최대의 정유공업지대의 하나이며 화학공업과 항만산업 등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많은 병원과 의과대학이 자리하며  의료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미국은 자원봉사와 기부 문화가 오래 전부터 자리 잡아 온 나라다. 이 두 가지가 더해져 미국만의 독특한 통합돌봄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사례를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Ronald McDonald House)에서 찾을 수 있다.

의료센터로 모여든 사람들

예로부터 텍사스는 군부대가 위치해 있어 군과 관련한 사업이 활발했다. 함께 총상과 화상 등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군병원이 일찍이 자리 잡았으며 의료기술이 축적됐다. 따라서 의료산업이 강세를 보였고, 휴스턴에 TMC(Texas Medical Center)가 자리하며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원정으로 치료를 받으러 올 정도로 유명해졌다. 세계 최대의 의료연구기관의 집적지가 된 휴스턴에서는 치료와 예방의학, 연구, 교육, 의료복지 등 의료와 관련된 모든 부분이 다뤄지고 있다. 

의료산업이 활성화되며 의료제공인력은 물론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모여들었다. 더불어 호텔과 쇼핑센터가 자리했고 장기로 임대할 수 있는 아파트를 병원이 분양하는 모습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돈이 많은 사람들만 치료하는 것이 아닌 만큼 본인 혹은 가족을 위해 간절히 찾은 사람들도 있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곳이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다.  

중증 아동 환자 및 가족 위해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는 중증 어린이 환자와 그들의 가족을 위한 곳이다. 환자 절반이 소아암 환자며 그 외로 장기 이식이 필요하거나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환자가 다수다. 어린 아이들이 환자인 만큼 이들에게는 가족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대부분 1개 정도의 보조 간이침대만 갖춰져 있을 뿐, 생활이 불편하다. 심적으로, 또는 신체적으로 가족은 지칠 수밖에 없으며 환자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를 위해 대형병동과 연계해 가족들이 생활하고 쉴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 바로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다.

병원 내에 호텔처럼 쉴 수 있도록 침실이 있으며 아이들도 언제든지 와서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낼수 있다. 보통 한 도시에 1~2개의 병원만 있는 반면 휴스턴은 의료산업이 발달한 점과 메디컬센터가 집약해 있는 것의 장점이 더해져 현재 5개 병원에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가 운영되고 있다. 

“지치지 않고 쉴 수 있는 곳”

하지만 병원 내 마련된 로널드 맥도널드 하우스 역시 한정적인 인원만 수용할 수 있다. 그 외의 가족들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호텔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로널드 맥도널드 패밀리 하우스를 병원 인근에 갖추고 운영하고 있다. 패밀리 하우스는 병원 인근에 가족들이 머무르며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곳이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셔틀버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숙박이 제공된다. 또한 자신이 가져온 식자재로 요리할 수 있는 부엌도 갖춰져 있다.

여가 생활을 위한 TV 방과 환자의 형제·자매를 위한 게임 및 놀이방, 세탁·빨래방, 미팅룸 등이 마련돼 있다. 호텔과 같이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싸워야 하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지치지 않고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돌보는 소아 환자 

한 가족에게 하루 소요되는 비용은 200불(한화 약 23만 원) 정도다. 처음 입소한 가족에게 25불(한화 약 3만 원)의 기부 여부를 묻지만 이는 강요가 아니다. 재원 모두를 개인이 부담하지 않는다.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가 운영될 수 있는 재원은 기부와 자원봉사에서 비롯된다.

처음 로널드 맥도널드 하우스가 설립된 이유는 병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가 이러한 시설의 필요성을 느끼며 기부한 것에서 시작됐다. 그 후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들로부터 기부금이 모아졌으며 자체적인 모금으로도 재원을 확보했다. 

한편 기부금을 기탁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기부와 후원이 이뤄지고 있다. 코카콜라의 경우 음료 기계를 설치해 주기도 하고, 인근 교회에서는 담요를 만들어 후원했다.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후원해 생일을 맞은 환자들에게 선물로 주고 있으며, 다양한 식자재와 물품 등도 후원이 이뤄지고 있다.

즉 민간에서 시작된 로널드 맥도널드 하우스는 개인이 아닌 지역공동체가 함께 하며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환자의 아픔을 개인과 가족이 책임지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미니인터뷰] 관리자 고든(Gordon) 씨

“서로 주고 받는 환경 필요”

왜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가 필요한 것인가?

이곳은 생명이 위태로운 아이들을 위한 곳이다. 그 가족이 돈이 많은지 적은지 상관하지 않는다. 우린 그들을 도와줘 아이들이 건강해지는 것을 바랄 뿐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 하루라도 환자들과 가족들이 편안해지길 바라기에 도널드 맥도날드 하우스가 필요한 것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기 위해선 지자체 혹은 민간기관·단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먼저 누구를 도울 것인지 알아야 한다. 이를 안다면 기관의 성격이 정해질 것이다. 다음은 어떻게 이들을 도울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또 기관을 홍보해야 한다.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지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스턴은 운 좋게도 주고받는 환경이 잘 구축돼 있다. 한국과 휴스턴이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지만, 이와 같은 시스템이 유지·확대되기 위해서는 ‘서로 주고받는 환경’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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