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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탁구선수 김향숙 씨가 추천하는<절대마신>

“보이지 않지만 상상하며 듣는 재미” 윤찬식l승인2019.08.19 19:29l(12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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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매력에 빠져…“삶의 활력소”
읽고 싶은 책 내려 받아 기기에 넣는 작업까지
탁구부터 장구·정보화 교육까지 바쁜 일상 보내

시각장애인 김향숙 씨에게 책은 ‘읽는’ 것이 아닌 ‘듣는’ 것이다. 책을 읽어주는 작은 기기, 3-STAR(이하 쓰리스타)만 있다면 언제 어디든 책을 들을 수 있다.

한때 김 씨는 배우 임청아와 왕조현이 출연하던 무협 영화에 심취해 있었다. 공중을 날아다니며 싸우는 장면들이 그를 매료시켰다. 하지만 5년 전 당뇨로 시력을 잃고 난 뒤부터는 좋아하던 무협 영화를 볼 수 없었다.

이제 그는 보고 읽는 것이 아닌, 듣고 상상한다. 최근 듣고 있는 <절대마신>은 한 편에 4시간 정도가 걸리지만 하루에 두 편은 기본일 정도로 재미있게 듣는 책이다. 이외에도 <군계검신>, <최강마졸> 등 무협지가 한 가득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들으면서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기에 무협지는 그에게 활력소이자, 또 다른 삶의 낙이다.

“이야기를 들으면 상상할 수 있잖아요. 주인공들이 날아 다니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책들이 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재밌어요. 근데 제가 들을 수 있는 책은 많지 않아요. 또 신간은 빨리 들을 수도 없고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녹음해주는 재능기부 혹은 기기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최근 이슈가 되는 영화 <봉오동전투>도 해석과 함께 들어봤으면 좋겠고요.”

김 씨는 시각장애인 1급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빛 정도는 보였지만 지금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처음엔 당뇨로 망막이 떨어져 나가는 박리증상이 오른쪽 눈에 나타났다. 시력을 잃지 않기 위해 수술도 거듭 했다.

하지만 왼쪽 눈마저 녹내장이 찾아 왔고 한번에 100만 원이 넘는 비싼 시술도 했지만 차도는 없었다. 그는 “처음 눈이 보이지 않을 땐 방 안에만 있어야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의 추천으로 (사)충청남도시각장애인연합회 당진시지회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도리어 눈이 보일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많은 시간을 주부로 살았다. 그때는 ‘컴맹’일 정도로 컴퓨터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하지만 정보화 수업을 들은 뒤 지금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재활통신망 ‘넓은 마을’을 통해 원하는 책을 다운받고, 압축된 파일을 풀어 기기에 넣는 것까지 할 수 있다.

또 탁구채 한 번 잡아보지 못했던 그가 지금은 당진을 대표하는 시각장애인 탁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당진을 비롯해 예산과 태안 등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까지 출전해 탁구 실력을 뽐낸다. 그리고 사물놀이에서는 장구를 담당하며 각종 대회며 발표회 무대에 오를 정도로 멋진 실력을 자랑한다.

배우고 싶은 수업이 있다면 지회를 통해 공부하기도 하고, 또 실력을 쌓으면 각종 대회와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책을 읽는 것이 김 씨의 일상이다. 그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나보고 지금이 더 바쁘다고 말한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도전으로 댄스스포츠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찬식  ckstlr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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