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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사진] 성기동 기지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제 선생님이어서 행복했어요”

임아연l승인2019.10.18 20:05l(12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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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기동 교장은

-1964년 송산면 매곡리 출생

-송산초·호서중·호서고·공주교대 졸업

-송산초·당진초·초락초·삼봉초·계성초 교사로 근무

-성당초 교감·한정초 교장 역임

-현 기지초등학교 교장

-송매감리교회 장로

 

30년 넘게 교사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다. 시간이 지나 제자들을 우연히 만나면 ‘선생님이 나를 기억하실까’ 생각하지만, 이름을 얘기하면 거의 다 기억이 난다. 졸업 후 15년 뒤 받은 제자의 편지에 “선생님이 제 선생님이어서 너무 행복했다”고 쓰여있었다. 선생으로 살았던 게 참 보람되고 감사하면서도, 정말 좋은 선생님이었는지 교사로서의 내 삶을 다시 돌이켜보게 된다.

 

1. 1980년 2월, 호서중학교 졸업식 때 찍은 사진이다. 당시엔 꽃다발이 아니라 꽃목걸이를 졸업생들에게 줬는데, 담임선생님들께 꽃목걸이를 걸어드리고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 왼쪽에서 두 번째, 내 옆에 서 있는 학생이 오랜 친구인 김창규(당진시 읍면동지속가능보장협의체 회장)다. 송산면 매곡리 같은 동네에서 자란 창규와는 초등학교도 함께 다니고, 호서중·고까지 통학도 같이했다.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당시에는 군사문화가 학교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는데, 창규는 학교 연대장(현재 총학생회장)을 했고 나는 중대장을 맡았다. 창규는 리더십이 있었고, 나는 꽤 조용하고 얌전한 학생이었던 것 같다.

 

2. 1983년 여름, 공주교대에 입학한 뒤 병영훈련 때 찍은 사진이다. 당시에 교대생들은 군대에 가지 않는 대신 RNTC(부사관 학군단)로 3주 동안 병영훈련을 받았다. 조치원에서 병영훈련을 하면서 11명의 분대원들 및 교관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는 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에 서 있다. 한창 훈련 중이던 어느 날, 사흘 동안 전기가 끊기고 물도 나오지 않았다. 무더위 속에 훈련을 받았지만 씻을 수가 없어 무척 고생했다. 그 상태로 이틀이 지나자 소방차가 와서 물을 뿌려줬던 기억이 난다.

 

3. 대학 다닐 때 친한 학과 친구들과 RNTC 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다. 우리는 과학교육과 출신으로 성향도 비슷하고 무척 친해 ‘4인방’으로 불렸다. 3학년 때 제주도로 졸업여행을 갔는데, 친구들과 함께 한라산에 올라 백록담을 봤다. 자욱하게 안개가 꼈다가, 날이 갰다가, 변화무쌍한 한라산의 날씨를 처음 경험했다. 친구들은 부여·홍성·보령·당진 등 고향이 다 다르고, 각자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는 지역도 다르지만 모두 교육자로 일하면서 지금까지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다.

 

4. 나의 모교이자 첫 발령지인 송산초등학교에서 처음 담임을 맡았던 제자들과 찍은 사진이다. 25살 무렵이었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교사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 진로를 고민하던 중 교대에 입학하게 됐다. 교생실습을 하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고 교사로서 사명감을 키우게 된 것 같다.

처음 교사로 발령받아 6학년 담임을 맡았다. 아이들과 지내는 게 너무 즐겁고 재밌어서 방학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장 열정이 넘쳤던 시절이었다. 송산초 제자들은 나와 고향이 같기 때문에 종종 지역에서 만나거나 소식을 듣기도 한다. 오랜만에 사진들을 꺼내 보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나 추억에 잠겼다. 깊어져 가는 가을 어느 날, 그리운 날들의 풍경이다.


임아연  zelkova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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