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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10.25 19:46
  • 호수 1278

어떤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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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명희 사회적기업 ㈜사람 대표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살아가는 동안 순간마다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는 목적에 딱 맞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려고 고심한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느냐는 자신들의 몫이며 의무인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시험을 칠 때면 항상 네 개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사지 선택형 시험이었다. 정답 하나를 고르기 위해 무던히 생각하고 애쓰다가 그래도 생각이 안 나면 연필을 굴리기도 하고 눈감 땡감 하기도 했다. 어쩌다 선택한 답이 정답이면 하늘을 날 것처럼 신났다. 요즘처럼 각박한 사회를 살다 보니 남보다 빨리 정답을 선택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요령을 일찍 터득한 약삭빠른 사람이 많아진 것이 사지 선택형 시험을 보고 자란 탓이 아닐까 푸념해 본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굳이 한 방법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하나 그게 너무 지나쳐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이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결과 지상주의로 변질되고 있다.

이제는 서울 가는 방법 수십 가지 중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안목과 양식을 갖춰야 한다. 옳은 선택을 하는 안목은 많이 보고 듣고 생각해야 생겨나며 양식은 최소한의 양심 위에서 자라날 수 있다. 과정과 절차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할 것이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

실리보다 명분을 선택한 경우도 있다. 송양지인(宋襄之仁)은 “군자는 어떠한 경우든 남의 약점을 노리는 비겁한 짓은 하지 않는 법이요”라는 생각을 가지고 명분을 중시했던 송나라 양공이, 초나라 군사가 강을 건너기 전 공격하자는 목이의 진언을 듣지 않고 초나라 군사가 강을 건너 전열을 정비한 후에 공격하여 대패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잘못된 판단과 선택은 많은 희생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21세기 변화의 바람은 명분에 사로잡혀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안목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이다.

스워드의 바보 짓이라는 비난을 이겨내고 실리를 선택한 미국 국무장관 윌리암 스워드의 선택은 알래스카라는 거대한 보물창고를 미국 국토로 만들었다. 당시 쓸모없는 동토였던 알래스카를 알아보는 안목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한 사람의 선구자적 선택이 금, 구리, 천연가스 등 자원의 보고이자 전략적 요충지를 미국에게 안겨 주었다. 엄청난 비난에도 불구하고 소신 있는 한 사람의 현명한 선택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얼마나 큰 선물을 선사했는지 볼 수 있다.

“만일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그 용기는 100배, 1000배 큰 용기로 나타날 것이다”
이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를 선택한 이순신 장군의 말이다.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물리치고 백성과 나라를 구한 영웅 이순신. “한 공동체가 번영을 누리려면 과거의 영광보다 고난을 기억해야 한다”(문창극)고 한다. 우리가 성웅 이순신 장군의 고뇌와 결의에 찬 선택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나라가 시끄럽다. 우리네 보통사람들은 불안하고 불편하다. 행복하고 싶지만 무엇이 행복인지 어떻게 오는지도 잘 모른다.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 선택하고 동그라미를 쳐도 혼자는 힘들고 어렵기만 하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망한다고 했던가. 역사라는 거울에 비춰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듣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듣고 해야 하는 어렵고 힘든 일들 앞에서 먼저 살다간 이들이 백성을 위해 국가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결단했는지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한다.

나라를 위해,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회이기를 열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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