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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산]충북 청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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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떨군 가지와 백설이 온산을 뒤덮으니 어느 곳이 절벽이며 어느 곳이 수림인가

가볼만한 산 / 충북 청태산

잎 떨군 가지와 백설이 온산을 뒤덮으니
어느 곳이 절벽이며 어느 곳이 수림인가

솟아오른 산세가 마치 사슴뿔 같은 천태산(714m)은 충북 영동군과 금산군의 경계를 이룬 아담하면서도 빼어난 산세와 특히 암벽이 뛰어난 산이다.
가을단풍이 파란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일 때 기암절벽과 오색 영롱한 단풍의 조화가 장관을 이루는 절경을 보이더니 잎떨군 가지와 백설이 온산을 뒤덮으니 어느 곳이 절벽이며 어느 곳이 수림인지 분간되지 않으며 전체가 흰색을 띠는 산은 허전하게만 느껴진다.
아직은 찬 기운이 감도니 등산로는 한적하기만 하다. 등산로를 따라 영국사로 향하는 길을 오르니 많은 무속인들이 저마다의 소원을 기원한 듯한 흔적이 보이는 삼신암과 삼단폭포를 만났다.
영국사 입구에 이르니 수령 500년 가량의 은행나무가 수많은 세월을 말해주듯 주름진 얼굴로 우리를 바라본다. 여느 은행나무와 사뭇 다른 가지가 노송처럼 늘어져 균형잡힌 기이한 자태와 기풍이 참으로 당당하다. 늘어진 가지가 땅에 닿아 무언가 아쉬운 듯 다시 수령 10년 가량의 새 생명이 자라니 참으로 특이하다. 은행나무 윗길 안부에서 우측을 향하니 정상에서 뻗어내려 급경사를 이룬다.
응달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길이 이어지며 그 길을 따라 10여분 오르니 거대한 암벽에 부딪친다. 천태산은 토산이 아닌 암산이며 암벽의 경관이 특이한 산이다. 또한 A코스는 이 산을 찾는 많은 등산객이 선호하는 코스다.
암벽을 오르니 5m 가량의 암반에 선다. 넓은 암반에는 그냥 걸어서 갈만한 곳도 있으며 크고 작은 로프 두곳을 지나니 40m 가량의 거대한 암벽에 부딪친다. ‘숨이 턱까지 닿는 아슬아슬한 암벽길’을 오르니 산은 이제 약간의 조망과 다채로움을 보여준다. 암반 위에 선 암주를 안고 조심스럽게 돌아서니 끝난 줄 알았던 암벽이 가파르게 불쑥 불거져서 또다시 다가선다.
뒤돌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10명 안팎으로 보일 뿐이다. 산세에 비하여 긴 암벽이 있는 등산길은 마지막 30m를 오르니 동 사면의 제일의 조망대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몇번이고 탈출구를 찾고 싶은 마음에 온힘을 다해 올라온 우리를 다정하게 맞이하는 장소다.
그동안 힘겨운 암벽길에 목이 터져라 소리 질러보고 싶은 충동감을 느끼는 탁트인 전망과 한없이 다가오는 풍광을 뒤로하고 발길을 옮기니 정상에서 뻗어 내려오는 주능선과 가지친 지 능선이 서로 만나니 우측 주능선을 따라 15분 정도 오르니 정상에 도착했다.
맑은 햇살이 내려 쪼이는 탁트인 정상에서의 조망은 북쪽으로 서대산이 보이며 서남쪽은 진락산과 더 멀리는 대둔산이 다른 산들과 비교될 만큼 두각을 보이며 산언저리에는 아직 녹지 않은 백설이 흰 암반처럼 보인다. 쾌청한 날씨 때문인지 시계가 저 멀리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산길을 시작하니 남쪽으로 이어지는 길의 응달에는 군데군데 눈이 쌓여 있으며 그 급경사가 30분 가량 이어지더니 여느 산과 다름없는 평범한 산길로 접어들다 다시 좌측으로 돌아선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족’의 난을 피해 머물렀다는 영국사에서 울려 퍼지는 목탁소리가 천태산 골짜기마다 울려 퍼진다. 그 옛날에는 ‘국태민안’을 위해 울려 퍼지던 저 소리가 오늘은 누구를 위하는 목탁소리인가.
하산길은 영국사 앞을 지나 초입 은행나무 윗길에서 합류한다. 은행나무를 지나 실개천 옆 잔디에 둘러앉아 힘들었던 암벽이야기 꽃을 피우며 전원 완주에 대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당진신협산악회 전임 회장 박 대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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