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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11.29 09:13
  • 호수 1283

[칼럼] 현대제철 대기오염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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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당진대기오염엄마감시단 상임대표

올해 4월 언론을 통해 보도된 현대제철의 대기오염물질 무단배출 사태는 그야말로 큰 충격을 주었다. 중앙 언론에서도 큰 이슈로 다루며, 당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또한 법 규정에 의해 충청남도가 조업정지 처분을 내리며 ‘환경이냐, 경제냐’라는 식의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 후 현대제철에서 사과와 재방 방지 약속을 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당진에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들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엄마들은 ‘당진대기오염엄마감시단’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거리에 나섰다.

기업의 반복되는 사과를 믿을 수 없었고,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줄 알았던 행정기관이 오히려 시민들을 속이고 ‘자발적 감축’이라는 쇼를 진행했던 모습을 보며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숨 쉴 수 있는 당진! 엄마가 지켜줄게’를 외치며 한 여름 폭염 속에서 거리에 나가 서명운동을 펼치고,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피켓팅을 진행하며 엄마들의 목소리를 알렸다. 그렇게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그동안 당진대기오염엄마감시단이 받았던 당진시민 600명의 서명과 엄마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열렸던 ‘현대제철 대기오염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로 대기오염문제는 또 한 번 지역의 이슈로 떠올랐다. 당진대기오염엄마감시단이 토론회를 준비하며 실시했던 ‘현대제철 대기오염 인식조사’를 통해 여전히 당진에 거주 중인 엄마들의 대부분이 당진의 대기오염정도가 심각하며, 현대제철 대기오염물질 배출의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또 현대제철의 반복되는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할 정도로 불신이 컸다. 또한 마땅히 시민들을 위한 관리감독을 해야 할 당진시와 충청남도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방청석에 자리했던 엄마들은 그동안 느꼈던 불안감과 불신에 대해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했고, 의심스러운 부분들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도 이어졌다. 이번 토론회의 가장 큰 성과는 2020년부터, 엄마감시단에서 꾸준히 요구해왔던 오염 물질배출량에 대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겠다는 현대제철의 약속을 받아내었다는 것이다. 방법은 전광판 설치를 비롯한 시청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 등 현대제철에서 강구하기로 했다. 또한 당진시청에서도 이후 적극적인 관리와 감시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뜨거운 여름을 거리에서 보낸 엄마들의 성과였다.

하지만 엄마들은 여전히 내 아이가 숨 쉬고 있는 당진의 대기가 불안하고, 토론회를 통해 들었던 약속들이 잘 지켜질지 안심할 수 없다. 최근 ‘자발적 감축 협약’의 문제를 자체 감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했던 충청남도가 결국 “다소 오해의 소지는 있으나 고의로 은폐하거나 허위보고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행태를 보며 더욱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기업도, 행정기관들도 엄마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똑똑히 들어야 할 것이다. 현대제철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편과 내 아이들이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고, 당진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 수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현대체철과 당진시가 토론회에서 약속한대로 잘 이행할지 당진의 엄마들은 반드시 시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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