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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9.12.13 20:18
  • 호수 1285

[독자칼럼]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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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영 북한이탈주민(읍내동)

“고맙습니다. 우리 앞에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각양각색 우리들 사랑해줘서 고맙습니다. 우리와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신의 무한도전을 응원합니다. 당신은 우리들 마음을 지배하는 화신이십니다. 사랑해서 미안합니다. 이제는 모든일을 센터장님 혼자서 힘들게 하시면 안됩니다. 여러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부탁합니다.”(2017.3.3.)

이 글은 당진에 거주하는 한 이탈주민이 쓴 일기 중 하나다. 이 글을 보며 문득 문정숙 당진시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센터장의 이·취임식 당시 잊지 못할 그 날을 떠올려본다.

‘누구도 걸어가지 않은 하얀 눈 위에 예쁜 그림을 그려보신다’며 사랑하겠노라 헌신을 약속하곤, 이탈주민 한 사람 한 사람 품에 안아 주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명성과 덕망이 높아 개결한 인품을 익히 들어 알고 있던지라 취임에 기쁨과 희망으로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다.

그날로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정착지원센터는 여러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 해야만 했다. 근본적인 이질성이 존재하는 갈등은 소통을 매우 힘들게 했다. 전혀 쉽지 않은 조건에서 센터장님은 민간단체와 연계해 지역주도형 민간협력이라는 거버넌스의 구축을 실현해나갔다. 또한 당진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센터의 조직들을 관심과 배려를 통해 소통의 힘을 강화했다.  분열 대신 단합으로, 불화 대신 화합으로 하나 된 조직의 빛나는 성과들을 이뤘다.

그 나날 속에 급성 세균성 식중독으로 쓰러진 한 이탈주민을 위해 응급실행 이송 차량에도 서슴없이 오르며 환자의 보호자가 돼 곁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던 센터장님이 있었다. 아침마다 오늘은 좀 어떠냐고 전화하고, 또 며칠 후 죽 먹을 때 전화해선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라며 위안을 주곤 했다. 밥 먹을 때는 이젠 살았다며 누구보다 기뻐해 주며 퇴원하면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용돈을 손에 쥐여 줄 때도 따뜻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그때는 몰랐다.

어느 날은 갓 출산한 북한이탈주민에게 아기 옷을 전해주며, 산모가 젖이 잘 나오지 않아 우는 아기를 안고 안타까워할 때도 사비를 들여 직접 장을 봐가며 사골을 사서 종일 뽀얗게 고와 미역국 한가득 끓여주었다. 며칠 후 산모가 “엄마 저 미역국 한 번 더 끓여 주세요”라는 연락을 받을 때, 다 자란 자식의 마음을 헤아리는 친부모도 이보다 더 잘 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봄이 와서 벚꽃 구경 가자며 가을이라 단풍 구경 가자며 손을 이끌었고, 겨울이 오면 솔선 수범이 돼 김장김치 나눔으로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랑의 길을 센터장님은 오늘도 걷고 있다.
많고 많은 북한이탈주민의 사연을 도우며 혈육의 정을 이어가는 그의 수고와 땀방울은 값진 노력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희생과 보람, 세상에 이보다 정직한 것은 없을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진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는 문정숙 센터장님과 함께하는 당진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센터의 내일은 더 밝을 것이다.

현재 당진에는 10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살고 있다. 그 100여 명의 자식 마음을 합쳐도 다 갚지 못할 한 인간의 헌신적인 사랑 앞에 그들은 그를 어머니라 부른다. ‘어머니!’ 그 부름은 북한이탈주민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관심 그것은 그들의 영원한 기대감이 될 수도 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문정숙 센터장과의 인연이 북한이탈주민의 복이라면 그분의 보호를 받는 우리 또한 크나큰 영광이고 행운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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