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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열을 울리는데

하나가 열을 울리는데

공자께서 수행차 제자와 함께 먼길을 걷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시골길에 접어들었을 때 길옆에 쭈그리고 용변을 보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공자왈, 어찌 금수도 아닌 인간이 이럴 수 있느냐고 심한 꾸지람을 하자 미안한 표정으로 힐끗거리며 길섶 수풀로 몸을 숨겼다.
다시 얼마후 좁은 곳을 벗어나 큰 길을 걷고 있는데 이번에는 길의 한가운데에 버티고 앉아 백말을 탄 표정으로 볼 일을 보고 있는 해괴망칙한 모습이 목격되었다. 그러자 공자께서 옆으로 비껴 돌아 아무말 없이 지나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제자가 불만스런 투로 왜 한마디의 나무람도 없이 그냥 지나 가느냐고 스승인 공자에게 따지듯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나는 나를 안다. 아까 그 사람은 내 말 한마디에 순순히 반성하고 시정했지만 저 사람은 근본 자체가 내 능력으로는 안된다. 잘못하면 이쪽 저쪽 모두 화를 입는다. 그는 건드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말로는 다루지 못한다. 저 앞에 육모방망이를 든 관리들만이 해결 가능할 것이다”
세기의 성현인 공자도 본성으로 타고난 비뚤어진 심성 만큼은 남으로부터 변화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일화이다.
아무리 혼란스런 사회라해도 사회구성원 모두가 악한 마음으로 뒤엉킨건 아니다. 기본의 한계를 넘어선 극히 일부 세력을 다루지 못하여 전체의 물이 탁해지고 기강이 흐트러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로인해 대다수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자유로움을 제한받게 된다.
일례로 꼭 요순시대를 말하지 않더라도 동서고금의 역사에서는 이런 것을 간파하여 상벌을 엄격히 하고 강한 제재와 부드러운 덕으로 적절히 강온의 치세(治世)를 했을 때 백성들의 배부른 노래소리가 들렸다.
사회폭력과 연계된 학교의 불량써클, 단속권을 가진자들과 관련된 퇴폐업소, 분명히 자기 자신인줄 알면서 힘없는 사람을 떠미는 풍조, 인맥과 학연으로 유착된 특혜, 이러한 잘못된 이면에 지금도 눈물과 한숨으로 이 사회를 저주·원망하고 있는 사람이 셀 수도 없다.
도덕적인 객관성의 울타리를 벗어나 극소수의 사람들을 이 사회가 어쩌지 못하고 안절부절 할 때 숱한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말로 해서 안될 것을 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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