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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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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웨어

이민선 코너
소프트웨어

호주에서 4대에 걸쳐 석탄 채광업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사양산업으로서 날이 갈수록 채산성이 맞지 않아 폐업신고를 했다. 그러나 국가에서는 수질오염방지 차원에서 폐공매립을 우선 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전 재산을 털어 부어도 해결이 어려우므로 사장은 어쩔 수 없이 파산선고까지 각오하고 자포자기의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 대학 다니는 막내아들이 탄광사업의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곧바로 좥유료 채탄체험 모집좦 광고를 냈다. 스스로 돈내고 땀흘리며 운동오락 삼아 석탄을 캐고자 하는 레포츠 회원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었다. 첨단장비는 치워버리고 18세기 복장에 삽과 곡괭이를 들게 하고 램프 등을 밝혔다. 갱도에는 모노레일을 깔고 막장에는 카지노를 설치하여 어둠을 좋아하는 도박꾼들의 별천지를 만들었다.
애물단지였던 탄광촌을 호주 제일의 레저타운 관광지로 만든 것이다.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자살예행연습하는 번지점프에서 힌트를 얻어 인간이 요구하는 가치의 다양성을 수익으로 연결한 것이다.
경험 많은 중역이나 머리 좋은 엘리트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막내아들의 소프트웨어 하나로 딴 세상을 창조했다. 즉, 아들은 창발적인 기획능력이 있었고 아버지는 그것을 토대로 치밀한 계획을 세워 뛰어난 추진능력을 보인 합작의 개가였다. 결국 선대들이 이룩한 탄광이란 하드웨어에 아들의 기발한 발상 소프트웨어를 얹어 빛을 발한 것이다.
주변에 계획서를 잘 만드는 사람은 매우 많다. 그러나 기획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흔치 않다. 계획이란 정해진 일을 추진하기 위해 방법의 이론적 체계를 세우는 것이지만 기획은 새로운 창의적 발상이다. 그런데 아이디어도 수렴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석탄회사의 부활은 어린 아들의 발상을 존중했기에 가능했다.
난지도, 왜목, 도비도에는 한창 수입창출을 위해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곳들의 시작은 뛰어난 기획이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소프트웨어가 부족하지 않나 점검해 볼 일이다. 그냥 도로내고 숙박시설하는 정도로는 장래가 어둡다.
어떤 지방자치단체는 일곱명의 직원이 운영하는 눈썰매장에 지난 겨울 800여명이 이용해 재설기 전기료를 걱정해야 된다는데 순수한 복지사업이 아닌 수익사업이라면 당연히 남는 장사이어야 될 것이기에 눈여겨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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