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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마쓰의 독재

이민선 코너 67호

히라마쓰의 독재

지난 10월20일을 전후하여 일주일 동안에 일본 큐슈지방 오이타현에서 우리의 눈높이로 보기에는 매우 경이적인 국제행사들을 목격했다.
충남의 면적보다 약간 적은 6천여㎢, 130만 인구의 오이타는 일본 수십개의 현 중에서도 규모가 크지 않은 산간 농촌지역이다. 그런데 4백여명이 참가한 <한·일 국제교류대회>, 우리나라의 울산과 목포시를 비롯한 10개국 40개 도시의 대표단이 모인 <아시아태평양발전교류회의>, <아시아·큐슈 일촌일품운동 세미나>, 캄보디아 왕비까지 참석한 <아시아여성대회> 등을 보면서 과연 어떤 이유로 국제적인 인물들이 구름같이 모여들고 그러한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놀랍기도 하고 솔직히 부러운 마음이 앞섰다.
더구나 이러한 행사들이 그저 장소만 빌려주는 게 아니고 완전히 지역 독자적으로 주관 유치했다는 데에 입을 다물게 했다.
그들은 이러한 국제교류와 홍보를 통해서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로 이미 부상시켰고, 발전에 따른 환경문제와 지역간 협력이 필수인 무역의 네트웍을 생각하여 수십년 내다보며 큰 틀을 짜고 있었다.
오이타현은 20여년 전만 해도 일본내에서도 거의 눈길이 가지 않는 지역세가 약한 곳이었고 온천지대라는 것을 빼놓고는 경쟁력이 취약한 80% 이상의 산림지대였다. 그런데 히라마쓰 모리히코라는 젊은 개발 독재자가 나타나 상전벽해로 만드는 주연 노릇을 하여 오늘의 오이타현을 만들었다.
지사에 취임하자마자 사방 200여리 안에 있는 2천여개의 자연마을을 쉬지 않고 순회하면서 새로운 소득원을 개발하게 하고 취약한 곳은 중앙정부의 예산을 끊임없이 쏟아 붓도록 유인했다.
웬만한 마을의 일은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도록 하고 각 마을마다 선의의 경쟁을 유도했다. 또한 그는 지역발전을 위하는 것이라면 불도저 같은 독선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지금 오이타현의 농수산물, 공산품 150여 종류는 전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최상품의 경쟁마인드를 인정받는다. 그동안 가장 어려웠던 오지가 전국 제일의 낙원으로 변모된 것이다. 주지사 선거에서 여섯번 당선되어 22년째 재임 중인 히라마쓰씨를 이제 이들은 또다시 뽑아줄 것인가.
일촌일품운동 20년에 이런 변화를 보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도 용두사미로 3년을 못넘기는 우리 처지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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