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지역 사투리에 ‘시절’이라는 말이 있다. 흔히 바보나 멍텅구리와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데, ‘시절(때)을 모른다’ 또는 ‘시절이 아닌 때에 핀다’는 것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최근 읍내동 한 벚나무에서 ‘시절’처럼 벚꽃이 피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읍내동 한국전력공사 당진지사 인근 밤나무집 식당 맞은편에 자리한 벚나무에 벚꽃이 피었다. 봄에 보던 화려한 벚꽃과는 달리 꽃잎은 더 여리고 작았지만 계절을 거슬러 올라 핀 벚꽃에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읍내동 주민 송영우(72) 씨는 “올봄에도 벚꽃이 핀 나무인데 지난주에 이파리가 떨어져 나무가 죽은 줄 알았다”며 “지난 12일 다시 확인해보니 벚꽃이 피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있는 벚나무는 잎이 누렇게 익어가는 반면, 이 나무에서는 꽃이 피어 놀랐다”면서 “올해 코로나19와 긴 장마, 연이은 태풍 등 이상기후로 인해 때아닌 벚꽃이 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