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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1995.06.21 00:00
  • 호수 87

87호(1995.6.21)특집기사/쓰레기 종량제 중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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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종량제 중간평가



명백한 한계 속 수거체계 일대전환

‘쓰레기는 돈’인식 확산



쓰레기 종량제는 수거체계에 일대혁명을 낳는 것처럼 보였다. 전체를 생각지 않고 오로지 ‘나’만 생각하던 생활문화 속에서 내집 밖으로 나가면 그만이던 쓰레기는 이제 어느새 내생활의 한부분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과연 쓰레기 종량제는 뿌리를 내렸는가, 거기에는 지금 어떤 문제가 놓여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본다.

<편집자주>

쓰레기 감량, 재활용율 높아져

여전한 불법투기, 대형쓰레기 골치



쓰레기 종량제는 정초에 거리를 가득 메운 쓰레기와 함께 시작되었다.

그동안 ‘먹고 쓰는 일은 내 일이지만 치우고 해결하는 문제는 내 문제가 아니’었던 쓰레기는 일반시민의 무관심과 방치속에 산야를 뒤덮고 환경을 극도로 오염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쓰레기 종량제’는 우선 좧내가 배출한 쓰레기는 내가 책임진다좩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종량제’는 내집만 깨끗하게 하면 그만이라는 좁은 시각아래 마구잡이로 버려지던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여 쓰레기 문제해결에 기여하게 될 것이 크게 기대되는 가운데 시행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시행초기 봉투재질의 문제와 일부 주민의 무더기 구입으로 봉투물량이 부족한 현상을 겪는 한편 ‘청소행정 서비스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가계부담과 가사노동 부담만을 늘렸다’는 일부의 따가운 지적도 감수해야 했다.

종량제 실시 7개월동안 눈에 띄게 나타난 성과는 ‘쓰레기는 곧 돈’이라는 인식의 확산과 함께 쓰레기 감량비율과 재활용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당진군이 지난 7월, 종량제 실시 6개월간의 상황을 종합평가쪾점검한 자료에 따르면 군에서 각 읍면 쓰레기 매립장으로 반입되는 쓰레기는 47%가량 줄어들었으며 재활용품 수거량 역시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평균 1백51톤 발생하던 쓰레기가 올들어 하루평균 71톤으로 줄었으며 올 6월까지 수거된 재활용품은 3천4백55톤으로 이는 작년 한해동안 수거된 재활용품 3천5백99톤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쓰레기 무단투기가 계속돼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주민들의 규격봉투 사용율도 97~98%에서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종량제 실시이후 7월말 현재까지 발생한 불법투기는 총 1천여건인데 그중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가 7백80여건, 불법소각이 2백15건, 운반장비를 이용한 투기행위가 2건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중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된 경우는 겨우 8건에 불과해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시간쪾장소를 이용한 불법투기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들 불법투기 쓰레기에 대해 군은 당초, 버린 사람이 다시 재배출할 때까지 방치할 생각이었으나 배출자 판별이 어렵고 오히려 도시미관만 해친다는 지적에 따라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가량 지켜보다가 결국은 수거해 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는 결국 좧쓰레기는 돈좩이라는 인식의 한계로서 성숙한 공중의식아래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철저한 단속이 병행되어야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종량제 실시이후 대형쓰레기 처리문제도 해당관청의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현행 대형쓰레기 처리방식은 배출자가 읍면사무소에 품목과 크기를 신고하고 처리비용이 명시된 납부고지서를 받아 은행에 납부한 뒤 다시 읍면사무소에서 납부필증을 받아 배출쓰레기에 붙여두면 관청에서 수거해 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대형쓰레기를 처리할 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송악면 기지시리에 마련된 재활용 창고에는 캔압축기와 스치로플 용융기가 있으나 대형쓰레기를 부술 수 있는 파쇄기가 없다. 때문에 대형쓰레기 대부분이 매립장으로 직행해 그곳에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철재책상의 경우 철로 된 부분과 플라스틱, 고무부분을 완전히 따로 분리하여야 재활용할 수 있는데 거기에 필요한 인력을 감당하지 못해 그대로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한마디로 인력과 장비의 부족도 종량제를 정착하는 데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일선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리하는 인력뿐만 아니라 이 문제를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진전시키는 전문인력의 문제도 포함된다.

아쉽게도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번 당진군 인사이동에서는 해당부서인 환경보호과 폐기물관리계 직원들이 대폭 교체돼 현재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또 종량제 실시초기에 비해 분리수거에 대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지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어차피 분리수거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 가계부담을 줄이는 간접효과가 있긴 하지만 그에 대한 웬만한 성의가 없고서는 지속해 나가기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앞서 보았던 주민들의 의식쪾참여의 문제나 해당관청의 의지쪾노력도 중요하지만 종량제는 정부차원의 재생산업육성, 자치단체에 대한 대폭적인 세재지원, 재활용산업 발굴등의 환경보존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고는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지금 시점에서는 더욱 현실적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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